숨통 트이는 감기약 품귀… “수급 위기 또 없다”

숨통 트이는 감기약 품귀… “수급 위기 또 없다”

“수요 여전하지만…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은 지나가”
“제품별 재고 차이… 대체조제 한시적 간소화 필요”

기사승인 2023-01-05 06:00:49
서울 서대문구 한 편의점 매대에 감기약이 진열돼 있다.   사진=한성주 기자

약국과 편의점에 그동안 구입하기 어려웠던 아세트아미노펜 제제가 다시 채워졌다. 감기약 품귀 현상이 차차 완화되는 분위기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인근 한 편의점 가정상비약 매대에 감기약이 빼곡히 진열됐다.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가운데 인지도가 높아 수요도 많은 ‘타이레놀’이 여러 박스 놓여있다. 감기약 입고 상황을 묻는 질문에 점원은 “요새는 들여놓는 데 큰 어려움은 없는 편이다”라며 “오전이라 매대가 차 있는데, 아직 (감기약을) 찾는 사람이 많아 금방금방 나간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서울역 인근의 편의점도 비슷한 상황이다. 안전상비의약품 매대에 타이레놀이 5박스가량 진열됐다. 아세트아미노펜과 에텐자미드 등이 함유된 ‘판피린’을 비롯해, ‘판콜에이’와 어린이용 시럽제 ‘부루펜’도 충분한 재고를 확보한 모습이다. 이 편의점 점원은 “없어서 못 파는 때는 지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약국가에서도 급한 불은 껐다는 의견이 나온다. 신촌역 인근의 한 약국은 “작년 초에는 상황이 굉장히 좋지 않았다”며 “일반약과 조제약이 모두 부족했고, 품절 상태가 풀리지 않아 아세트아미노펜을 구경도 못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제한적으로나마 꾸준히 약을 주문할 수 있으니 환자들을 그냥 돌려보낼 일은 없어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불편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다. 서울역 인근의 한 약국은 “모든 제품의 재고가 충분히 증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환자가 들고 온 처방전에 적힌 제품이 약국에 없는 경우가 잦다”며 “매번 병원에 전화를 걸고, 일일이 팩스를 보내며 성분이 같은 다른 약을 조제하는 비효율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처럼 환자가 많고, 팬데믹이라는 시급성이 높은 때는 대체조제 방식을 한시적으로나마 간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한 약국 선반에 감기약들이 정리되어 있다.   사진=한성주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와 감기 환자 증가가 맞물려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품절 사태가 극심했던 지난해 3월과 연말 등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감기약 수급을 정상화하기 위한 정부 조치의 효과가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보건복지부는 제22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조제용 해열·진통·소염제의 건강보험 상한금액을 이달부터 오는 11월30일까지 최대 39원 인상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는 아세트아미노펜 650밀리그램 18개 품목이 혜택 대상이다.

대신 제약사들은 증산 의무를 지게 됐다. 오는 4월까지는 기존보다 월평균 생산량을 60%까지, 그 이후로는 50%까지 확대해야 한다. 이에 따라 월평균 공급량은 기존에 4500만정이었지만, 오는 4월까지는 7200만정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오는 11월30일까지는 월평균 6760만정이 확보된다.

제약업계에서는 앞으로 계속해서 공급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를 비롯해 종합감기약을 직접 생산하는 한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계속해서 생산량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공급 자체는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며 “지금도 웬만한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감기약을 구할 수 있는 만큼, 수급 위기가 다시 올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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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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