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호세 페르난데스 미국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차관과 만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규정된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전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페르난데스 차관을 만나 IRA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과 페르난데스 차관은 이날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의 해결 방안뿐 아니라 전동화, 미래 모빌리티, 글로벌 공급망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페르난데스 차관에게 미국에 투자를 결정한 기업에게는 IRA를 적용하는데 있어 보다 유연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페르난데스 차관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현대차와 만났다"며 "한국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회복을 위한 지속가능한 비전을 발전시키고 있고 양국의 경제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IRA는 북미산 전기차에만 보조금 등의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내용의 법안이다. 지난해 8월 발효된 법안에 따라 전량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현대차그룹의 차량은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됐다.
IRA로 인해 현대차그룹의 차종은 차량 1대당 최대 7500달러(약 989만원)의 세액공제 대상에서 전부 제외됐다. 아이오닉5·EV6·코나EV·GV60·니로EV 등은 모두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되기 때문에 세액공제 대상이 아니다. 1000만원에 가까운 보조금이 사라지면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다른 전기차들과는 사실상 경쟁이 불가능하다. 미국에서 전기차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테슬라는 현지 생산으로 보조금을 받을 수 있지만 현대차는 그렇지 못하게 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잃을 수 밖에 없다.
이에 현대차는 오는 2025년 전기차 공장 가동 전까지 IRA 시행에 따른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전기차 공장 조기 착공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