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연초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집중되고 경제 침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시를 압박했다.
1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13.89p(1.81%) 내린 3만3296.96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2.11p(1.56%) 하락한 3928.86, 나스닥지수는 138.10p(1.24%) 떨어진 1만957.01로 장을 마감했다.
3대 지수는 개장 전 나온 미국의 생산자물가(PPI)가 크게 하락, 인플레이션 완화 국면에 들어섰음을 시사하면서 상승세로 출발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PPI는 전월 대비 0.5% 하락했다.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큰 낙폭으로,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다. 인플레이션 완화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속도가 느려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소비가 크게 줄며 경기가 냉각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하락세로 반전했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를 보여주는 12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1% 줄었다. 시장 예상치인 1.0% 감소보다 감소폭이 더 크다.
미국의 12월 산업생산도 전월보다 0.7% 줄어들어 시장의 예상치인 0.1% 감소보다 더 크게 줄었다.
연준 인사들의 매파 발언도 투심을 얼어붙게 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와 로레타 메스터 클리브랜드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를 5% 이상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2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4.09%까지 떨어졌고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3.39%로 내렸다.
종목별로 보면 마이크로소프트(MS) 주가는 1만명 규모의 직원 해고를 예고한 이후 1.89% 하락했다.
은행주는 10년물 국채 금리가 지난해 9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여파에 하락했다. JP모건체이스(-3.02%), 뱅크오브아메리카(-2.32%), 웰스파고(-1.68%) 등 주가는 내렸다.
PNC 파이낸셜 서비스 주가는 4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하회한 여파에 6.06% 떨어졌다.
제약사 모더나는 RSV 메신저 리보헥산(mRNA) 백신을 개발해 6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한 결과, 83.7%의 예방효과가 있었다는 발표에 힘입어 3.32%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경제지표가 계속해서 악화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BMO 웰스매니지먼트의 마융유 수석투자전략가는 CNBC에 “(증시는) 올해 힘차게 시작했지만 2월 1일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최근 소매 판매와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 급락하는 등 저조한 데이터를 확인했다”며 “모든 요소들이 가까운 시일 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마크 해펠 UBS글로벌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보고서를 통해 “인플레이션 위협이 완전히 지나갔다고 가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새해 랠리는 헤드 페이크(head fake, 속임수)이었을 수 있다”고 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