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전세 레버리지 매입)는 집값 상승기에 적은 돈으로 주택을 매입하고 되팔 때 높은 차익을 노릴 수 있지만, 단기성인 만큼 집값이 하락하면 투자한 돈도 잃고, 심하면 파산에 이를 만큼 위험부담이 큰 거래 방식이다.
국토연구원(박진백·김지혜·권건우)은 13일 ‘전세 레버리지 리스크 추정과 정책대응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계약갱신청구권 제도가 없다고 가정하고 매매가격 하락 시나리오별로 매매가격이 전세 보증금보다 적어지는 경우를 분석했다.
이 때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는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거나 △주택이 법원 경매로 넘어가서 보증금 반환이 제때 이뤄지지 않은 경우 △보증금 상당 부분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로 봤다.
연구원은 전세보증금 미 반환 위험 주택 비율이 가장 높은 시기를 오는 2024년 상반기로 추정했다. 또 주택 매매가격이 20% 하락하면 보증금 승계 매입 주택 40%가 보증금 미 반환 위험이 있을 거라고 분석했다.
주택 가격 하락 시 보유한 현금성 금융자산과 DSR을 고려한 대출, 보유한 임대주택까지 팔면 보증금 반환이 가능한 임대인은 최대 21만3000가구, 임대주택을 팔아도 보증금 반환이 어려운 임대인은 최대 1만3000가구로 추정됐다.
갭투자란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것을 말한다. 저금리 때 적은 비용으로 부동산 자산을 확보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주택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액이 작은 집을 고른 후 전세 세입자를 구해 전세 세입자가 들어갈 주택을 매입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것이다.
실제 저금리 기조가 한창이던 2021년 3월부터 2021년 7월 사이에 서울 지역 주택 매수자들이 국토부에 제출한 자금조달계획서를 보면 서울에서 집을 산 2030대 6만3973명 중 갭투자자는 3만3365명으로 52.2%를 차지했다.
20대 갭 투자 비율 71%, 30대 갭 투자 비율은 49%였다.
서울에선 갭투자 거래 비중이 높은 편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상혁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1∼8월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대상 주택 매매 중 갭투자(임대보증금 승계) 매매 건은 31.7%다.
이 기간 서울에서 거래된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대상 주택거래 4만800여건 가운데 갭투자는 53.4%를 차지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