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주택 임차료와 연료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예상치를 웃돌았다.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느려지면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예상보다 강한 금리 기조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14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4%로 나타났다. 2010년 10월 이후 최소폭 상승으로, 시장 전문가 전망치인 6.2%도 웃돌았다. 지난해 12월(6.5%)과 비교하면 0.1%p 줄어드는데 그쳤다.
전월 대비로는 0.5% 상승했다. 12월(0.1%)보다 상승폭이 가팔라졌으며 시장 전망치(0.4%)를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5.6%,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이 역시 시장 전망치(각각 5.4%, 0.3%)를 웃돈다.
주택 임차료와 에너지 비용의 상승이 1월 CPI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주택 비용은 전년 동월 대비 8.6% 뛰었다. 전월 대비로는 0.7% 올랐으며 CPI 월간 증가분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에너지 가격은 전월 대비 2%, 전년 동월 대비 8.7% 올랐다. 식품 가격은 전월 대비 0.5%, 전년 동월 대비 10.1% 상승했다.
최근 물가 상승이 둔화한 경제 지표가 공개되며 당초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하반기 중 금리 인하로 전환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의 둔화세가 느려지고 있음이 확인되면서 연준이 금리 인상 기조를 예상보다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LPL 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곤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길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며 “연준이 단 하나의 보고서를 근거해 결정을 내리진 않겠지만 분명히 연준이 원하는 만큼 인플레이션이 빨리 식지 않을 위험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이 시작됐다면서도 “매우 초기 단계”라고 언급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며 한동안 금리 인상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