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충남도 일일 명예지사로 근무하려했던 계획이 철회됐다. 충남도에서 그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11일 충남도에 따르면 충남·충북 지사 교환 근무 계획이 충북도 사정으로 취소됐다.
김영환 지사는 충남도청에서, 김태흠 충남지사는 충북도청에서 오는 16일 하루 명예 도지사로 일할 예정이었다. 김 영환 지사는 이날 △출입기자 간담회 △도청 임직원 특강 △신보령발전본부와 대천항 현장시찰 등을 할 예정이었다.
김태흠 지사는 충북 도정 현안을 듣고 마찬가지로 도청 직원을 위해 일일 강사로 뛸 참이었다. 오후에는 청주국제공항과 기업체 등을 방문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김영환 지사가 지난 7일 SNS에 정부 일제 강제징용 배상 방식을 옹호하는 글을 올리며 틀어졌다.
김영환 지사는 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박진장관 애국심에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은 ‘지고도 이기는 길’을 가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진정 이기는 길은 굴욕을 삼키면서 길을 걸을 때 열린다. 일본의 사과와 참회를 요구하고 구걸하지 말라”며 “국익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고 적었다.
그러자 충남도 내부에서 교환 근무를 반발했다. 충남도 공무원노조는 ‘친일파가 되겠다는 사람이 충남 일일 도지사가 돼서는 안 된다’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충북도에서도 광복회 등 시민단체와 정당을 중심으로 사죄 촉구가 빗발쳤다. 이를 의식한 듯 충북도가 먼저 교환 근무 계획 철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환 지사는 그러나 떳떳했다. 그는 11일 SNS에 해명글을 올렸다. ‘본질이 흐려져 억울하다’는 입장을 실었다.
김 지사는 “한 문장을 따로 떼어 논점을 흐리고 저를 친일파로 만들어 버리는 분들께 이의 있다”라며 “반어법이나 문학적 표현조차 왜곡해 애국의 글이 친일로 순식간에 변해버리는 기막힌 화학변화를 그저 바라보아야 하는가 하는 탄식이 저절로 새어 나온다”고 썼다.
‘저는 오늘 죽창가를 부르지 않겠습니다’라는 글로 생긴 소란에도 그는 “아무리 봐도 그 글 속에서 저의 조국에 대한 단심은 확고부동하다”고 전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