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재보궐 선거 전주을 지역구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진보당이 원내에 최초로 입성하게 됐다. 통합진보당 해산 후 8년 만에 처음이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의 열세를 두고 지도부가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5일 치러진 전북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는 강성희 진보당 후보가 승리했다. 6일 마무리된 개표 결과 강 당선인은 총 1만 7382표로 39.1%의 득표율을 얻었고 2위 임정엽 무소속 후보보다 3000여표를 더 받았다.
전주을 재선거는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한 것에 따라 치러졌다. 민주당은 책임 정치 차원에서 후보를 내지 않았지만 임정엽 후보는 민주당 소속이었지만 민주당의 무공천 결정에 따라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진보당이 당초 예상과 달리 40%에 육박하는 득표율로 첫 원내 진출에 성공하면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앞으로 선거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앞마당 울산 남구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이변이 발생했다. 최덕종 민주당 후보가 50.6%의 득표율을 얻어 49.4%를 얻은 신상현 국민의힘 후보를 꺾었다. 기초의원 선거이기 때문에 정치적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민주당에 패배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울산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도 진보 성향 천창수 후보가 61.9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보수 성향 후보인 김주홍 후보는 38.05%의 득표율을 얻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기현호’를 향한 비판적인 메시지를 내놨다.
이 대표는 “아무리 기초의원 선거지만 울산 남구에서 보수 후보가 1:1 상황에서 패했다는 것은 심각한 상황”이라며 “대통령 선거 기준으로 울산 남구는 울산에서 표가 제일 잘 나오는 곳이기에 울산 중구·북구·동구 선거까지 내년에 초접전이 치러진다는 얘기”라고 했다.
그는 “이런 심상치 않은 상황이면 수도권에서는 강남도 안심 못한다는 이야기”라며 “당의 노선을 조속히 다시 정상화해 심기일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이러한 상황이 여당을 향한 국민의 시선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6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내년 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은 진보 정당에 밀릴 수 있을 만큼 지지율이 높지 않다”며 “민주당은 이번 기회를 통해 후보의 개인적 측면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거대 양당의 상황을 설명했다.
박 평론가는 진보당 원내 최초 입성에 대해 “국정 운영에서 큰 변화는 없겠지만 내년 총선을 위해 정의당과 진보당이 경쟁할 수 있는 전초 기지가 열렸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당내 선거에서 민심을 반영할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평론가는 “당원 100% 투표로 당 지도부와 당원들이 ‘그들만의 리그’에 갇혀 있게 됐다”며 “국민 눈높이를 맞출 계기를 놓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국민 여론이 들어갔으면 당선도 안 될 사람들이 (지도부로) 당선되다 보니 김 대표도 당내서 권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를 통해 어떻게 민심을 회복하느냐의 과제를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