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재보궐 선거에서 강성희 진보당 후보가 전주을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이에 따라 진보당은 이번 21대 국회에서 ‘1석’을 차지하게 됐다. 이에 따라 정의당·진보당 간 경쟁이 발생할 수 있지만 1석으로 국정 운영을 좌지우지할 수는 없다는 정치권의 평가가 나온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진보당 원내 입성’은 여야에 충격을 줬다. 전주을 지역에서 무소속인 임정엽 후보(32.11%)를 제치고 강 후보가 당선(39.07%)됐기 때문이다. 친 민주당 성향인 임 후보가 2위를 차지하며 국민의힘이 부진하자 거대 양당 모두 혼란에 빠졌다.
비교섭단체, 원내서 ‘제한적’ 역할
‘진보당 1석’으로는 국정 운영의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진보당이 ‘비교섭단체’이기 때문이다.
교섭단체는 국회에서 의사진행에 관한 중요한 안건을 협의하기 위해 일정한 수 이상의 의원들로 구성된 의원단체다. 국회법 33조에 의하면 국회에 20인 이상의 소속의원을 가진 정당은 하나의 교섭단체가 된다. 다른 교섭단체에 속하지 않는 20인 이상의 의원으로도 따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
교섭단체는 발언자 비율을 정하는 데 표준이 되고 상임위원회 위원 등은 각 교섭단체 소속 의원 수의 비율에 따라 의장이 선임한다. 본회의장 좌석 배치부터 정기·임시국회 등을 정하는 것도 교섭단체 위주다. 비교섭단체는 상임위원회 배분에서도 소외되고 입법활동을 보좌하는 정책연구위원 지원도 받지 못한다.
정혜규 진보당 대변인은 6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비교섭단체의 상임위 배분은 국회의장이 결정하는 방식이어서 어떻게 (강성희 당선인의 상임위 배분이) 진행될지는 아직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국정 운영에서 교섭단체의 발언권이 가장 센 것이다.
이영봉 정의당 원내대표비서실 공보비서는 본지에 “국회 운영 자체가 교섭단체 합의로 운영되고 의사일정 합의도 교섭단체가 한다”며 “교섭단체는 전문위원도 지원받는 등 사소한 것부터 비교섭단체와 차이가 크다”고 전했다.
실제로 비교섭단체 관계자는 여야 협상장에 들어가지 못해 협상장 밖에서 대기하기도 한다. 비교섭단체인 정의당의 한 관계자는 “내용을 알 수 없어 관계자들이 논평을 내거나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정의당-진보당, 서로 견제 전망
전문가들은 진보당이 ‘비교섭단체’인 만큼 국회 운영에서 역할은 약하겠지만 원내 ‘진보 세력’인 정의당과 힘겨루기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에 “한 명으로 국정 운영에 큰 변화를 줄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진보 세력은 한 명이 들어가고, 안 들어가고의 차이가 크다. 진보 세력 안에서의 제대로 된 경쟁을 볼 수 있는 장이 열렸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천하람 변호사 또한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원내 정당과 원외 정당은 영향력의 차이가 크다”며 “진보 정당 중 원외 정당이 많다. 그 중 진보당이 압도적인 비교 우위를 가지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의당이 진보당에 유일하게 앞서는 것이 원내 정당이라는 점이었는데 진보당이 원내에 들어와 정의당의 입지가 훨씬 축소되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정의당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진보당도 저희랑 (노동 관련 입법 등) 견해차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아 필요하면 공조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여태 진보당이 보인 일련의 행보들은 정의당의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볼 수 있어서 우려되는 부분은 있다”고 전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