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공포 우려 속에 기업 실적 발표를 주시하며 소폭 상승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0.71p(0.30%) 오른 3만3987.18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3.68p(0.33%) 높은 4151.32, 나스닥지수는 34.26p(0.28%) 상승한 1만2157.72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지난주 후반 JP모건, 웰스파고, 시티 등 대형은행을 시작으로 본격화한 실적시즌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달 실리콘밸리 은행(SVB) 등 붕괴로 유동성 위기가 촉발되면서 시장은 금융주의 건전성을 샅샅이 살피고 있다. 앞서 대형은행들의 실적이 시장 예상을 웃돈 가운데 이날 개장 전 미국 최대증권사 찰스 슈왑도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찰스 슈왑 주가는 전장 대비 3.94% 상승했다.
반면 미 최대 수탁은행인 스테이트 스트리트는 예상치를 밑도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9.18% 급락했다. 이번주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의 실적이 예정돼 있다. 투자자들은 은행 위기에 대한 불안이 잦아들면서 연준의 추가 긴축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발표된 지표는 긍정적으로 나왔다. 뉴욕주의 제조업 활동을 보여주는 4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 지수는 10.8로 전월(-24.6) 대비 플러스 전환했다. 시장 전망치(-15.0)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는 ‘0’을 기준으로 그 이하는 수축을, 이상은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S&P500지수 내 에너지, 통신, 헬스 등은 내리고 부동산, 금융, 산업, 유틸리티, 임의소비재 등 관련주는 올랐다.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 주가는 삼성이 스마트폰 검색 엔진을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Bing)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주가가 2.66% 하락했다. 알파벳 주가 하락에 넷플릭스(-1.75%)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플랫폼(-1.19%) 주가도 내렸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강한 실적에도 금리 인상 영향과 앞으로 나올 기업 실적을 경계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드워드 존스의 투자 전략가인 안젤로 쿠르카파스는 로이터에 “많은 기업 실적과 연준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시장은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CFRA의 샘 스토벌 수석투자전략가도 CNBC를 통해 “연준이 금리 인상을 곧 종료할 것이라고 낙관하는 사람과 금리 인상을 강요받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 사이에 줄다리기가 있다. 어떤 의미에서 경제가 둔화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월가는 헬스케어와 통신 서비스를 비롯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실적을 기다리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