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부진한 기업 실적에 경제지표마저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를 주면서 투심을 압박했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108.74p(0.32%) 하락한 33,788.27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4.73p(0.60%) 밀린 4129.79, 나스닥지수는 97.67p(0.80%) 내린 1만2059.56으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주요 기업들의 실적과 경제 지표를 주시했다. 전날 장 마감 직후 실적을 발표한 테슬라는 예상보다 선방했던 실적 시즌을 뒤흔들었다. 테슬라는 최근 전기차 가격을 잇달아 인하하며 마진을 줄이고 있다. 테슬라는 전날 장 마감 직후 지난해에 비해 순이익이 20% 이상 줄었다고 발표했다. 총마진율은 시장 예상(22.4%)보다 낮은 19.3%를 기록했다. 이날 개장 이후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해 9.75%까지 내리며 거래를 마감했다.
테슬라 부진은 기술주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애플(-0.58%) 마이크로소프트(-0.81%) 아마존(-0.47%)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플랫폼(-1.22%) 등도 하락세였다.
AT&T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실적도 부진했다. AT&T는 순이익이 시장 예상을 웃돌았으나 영업수익과 잉여현금흐름 등이 예상치를 하회했다는 소식에 주가는 10.41% 떨어졌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도 부진할 실적에 주가는 1.01% 내렸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금까지 S&P500지수에 상장된 기업의 16%가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들 중 76%가량이 예상치를 웃도는 순이익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도 부진했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4월 제조업 지수는 –31.3으로, 8개월 연속 마이너스 수준을 유지했다. 시장 예상치인 -19.3을 크게 밑돌았다. 지수가 0을 밑돈다는 것은 제조업 활동이 위축세임을 보여준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4월 9∼15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4만5000건이었다. 2주 연속 증가세다.
투자자들은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주목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기준금리는 5% 위로 올라가고 실질 금리도 0% 이상으로 한동안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전날 채권시장전문가 관련 행사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면서도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물가는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며 금리 인상 필요성을 시사했다.
종목별로 보면 S&P500지수 11개 업종 중 필수소비재를 제외하고 10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카지노업체 라스베이거스샌즈 주가는 호실적에 힘입어 3.66% 올랐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해 필립스66(-1.76%) 셰브론(0.49%) 옥시덴털페트롤리움(-0.70%) 등 에너지 관련주도 약세를 보였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기업 실적이 둔화하는 점이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B라일리 파이낸셜의 아트 호건 수석시장전략가는 CNBC에 “시장은 대형 기술업체들이 실적을 발표하는 다음주 진정한 시험대가 열릴 것”이라며 우려했다. 기업 실적의 둔화세가 이어진다면 시장이 위축되고 S&P500 지수 일부가 매도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웰스파고의 안나 한 주식 전략가도 “아직 증시가 비교적 차분하고 변동성이 낮아지고 있지만 기업들이 마진 압박을 받고 있고 시장은 둔화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