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UPS,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등의 기업 실적 발표와 경제 지표를 소화하며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44.57p(1.02%) 하락한 3만3530.83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5.41p(1.58%) 낮은 4071.63, 나스닥지수는 238.05p(1.98%) 내린 1만1799.16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장 초반부터 주요 지수는 약세를 보였다. 전날 장 마감 직후 나온 퍼스트리퍼블릭 실적이 어닝 쇼크 수준이었던 탓이다. 예금 이탈은 시장 예상보다 심각했다. 퍼스트리퍼블릭 예금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1765달러에서 3월 기준 1045억달러로 41% 감소했다. 1분기 이익도 전년동기보다 33% 줄고, 매출도 13% 감소했다.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위기에 몰렸던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위기설이 재부상하면서 주가는 49.41% 폭락했다.
다른 지역은행들 주가 역시 동반 추락했다. 웨스트 얼라이언스 뱅코프와 팩웨스트 주가는 각각 5.58%, 8.92% 내렸다. SPDR S&P 지역은행 상장지수펀드(ETF), SPDR S&P은행ETF 등 은행주 흐름을 나타내는 ETF들은 각각 4%, 3% 넘게 급락했다. JP모건체이스(-2.17%), 뱅크오브아메리카(-3.09%), 씨티그룹(-2.30%), 웰스파고(-2.17%) 등 미국 4대 은행의 주가도 모두 하락했다. 위기설이 돌았던 또 다른 회사인 찰스슈압 주가는 3.93% 내렸다.
UPS의 부진한 실적도 투자 심리를 압박했다. 물류 특성상 경기 동향을 가장 먼저 체감하기 때문에 ‘경기동향 풍향계’라고 부른다. UPS는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이후 주가가 9.99% 급락했다. 제너럴 모터스(GM) 주가는 분기 순이익과 매출이 예상치를 웃돌고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4.02% 하락했다. 반면 펩시코는 실적이 예상을 웃돌아 주가가 2.27% 상승했다.
장 마감 후 발표된 구글 모회사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을 기다리며 관망세를 보이기도 했다. 알파벳 주가는 정규장에서 2.12% 내렸으나 장 마감 직후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데 힘입어 시간 외 거래서 4% 가까이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정규 거래에서 2.25% 내려 마감했으나 호실적에 힘입어 시간 외 거래서 4.68%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도 부진했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 집계한 4월 비제조업지수는 –16.2를 기록해 전달의 –0.1에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2020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또 컨퍼런스 보드에 따르면 이번달 소비자신뢰지수는 101.3으로 전월(104.0) 대비 하락했다.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부정적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커먼웰스파이낸셜 네트워크의 브라이언 프라이스 투자관리 책임자는 로이터에 “어닝시즌 중심에 있으며 상당히 실망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 라일리 웰스 매니지먼트의 아트 호건 수석 시장 전략가도 CNBC에 “이번 실적 시즌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우리는 시장이 반응하는 것을 보고 있다”며 “그간 대단하진 않아도 나쁘지 않은 실적을 두고 매도 반등이 누적되거나 혹은 억눌려왔었다. 오늘 수문이 열린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