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설업계 사업수주 트렌드는 ‘선택과 집중’이다. 원자재 값이 많이 오르고 경기 악화로 미분양이 심각하다. 경쟁은 피하고 수익성이 있는 사업에만 ‘올인’하는 분위기다.
23일 대한건설협회 ‘월간건설경제동향’을 보면 올해 3월 종합건설업 국내건설공사 수주액은 13조5428억 원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33.7% 감소했다.
이중 민간부문 수주액은 9조4171억 원으로 같은 기간 37.7% 하락했다. 투자도 소극적으로 바뀌었다. 설비투자와 건설기성은 2월 대비 각각 2.2%, 3.3% 줄었다.
공사비도 오르는 추세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3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51.11p(2015년=100)로 2월 대비 0.08%, 지난해 동월 대비로는 5.13%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수주를 꺼린다기보다 선택과 집중을 하는 상황”이라며 “아무래도 공사비가 많이 올랐고 부동산 경기도 좋지 않아서 무턱대고 수주를 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공사비 분쟁이나 조합 변경에 의한 계약 해지도 건설사가 수주여부를 고려하는 요인이다.
자재비 인상은 곧 공사비 인상을 의미하는데, 물가 등을 반영한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면 조합이 거부하면서 계약을 해지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한 예로 경기 성남시 산성구역 재개발조합은 최근 대우건설 컨소시엄과 맺은 계약을 해지했다. 본 계약 대비 50% 가까운 공사비 증액 요구를 수용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시행사와 갈등이 생기면 (계약이) 결렬되는 것”이라며 “지금은 공사비가 워낙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서 수주할 지를 예전보다 깐깐하게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시공사는 또 재개발·재건축에 참여하면 조합에 사업비를 빌려주거나 보증을 선다. 다만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건설사로선 재무부담이 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야 상관없지만 자금사정이 안 좋은 건설사는 지금 같은 고금리 상황에선 (사업 참여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