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효리의 바람은 현실이 된다. tvN ‘댄스가수 유랑단’은 이효리가 티빙 ‘서울체크인’에서 낸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긴 프로그램이다. 이효리를 주축으로 김완선, 엄정화, 보아, 마마무 화사가 유랑단을 이뤄 전국 각지를 돌며 무대를 펼치는 모습을 담는다. 일찌감치 유튜브와 SNS에 공연 영상이 올라와 관심을 모았다. 23일 열린 ‘댄스가수 유랑단’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는 연출을 맡은 김태호 PD와 이들 출연진이 모여 “전 세대를 아우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움츠려있던 나, 자신감 되찾았죠”
각 세대를 대표하는 여성 가수. 김태호 PD는 이들 조합에서 가능성을 찾았다. “이들 모두 공감에서 비롯한 내적 친밀감이 있더라”고 운을 뗀 김 PD는 “전국 수많은 관객과 만나면 어마어마한 이야기가 펼쳐지리라 생각했다”며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4분짜리 무대를 위해 출연진은 한두 달 동안 퍼포먼스 준비에 매진한다. 기존 안무에 변화를 준 무대도 여럿이다. “오랜 연차라 해서 부담이 없어지진 않는다”고 입을 연 김완선은 “좋은 공연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지만, 막상 해보니 설레고 재미나며 흥분한 기억뿐”이라고 돌아봤다. 엄정화는 히트곡 ‘배반의 장미’ 무대를 십여 년 만에 선보였단다. 그는 “언제 불렀는지 기억조차 희미해서 떨렸다. 공연을 해보니 어제 불렀던 것처럼 익숙했다”면서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오랜만에 무대에 선 이효리는 “했던 걸 하는 것보다 새로운 걸 만들어내는 기분”이라면서 “명곡은 언제 들어도 시대를 관통하는 즐거움을 준다. 움츠려있었지만 공연을 해보니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미소 지었다.
“어디서도 보지 못하는 조합, 믿지 못할 순간뿐”
멤버들은 “‘댄스가수 유랑단’은 다른 프로그램과 너무나도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화사는 “멤버 자체가 차별성”이라면서 “어디서도 보지 못하는 조합이다. 무대에 오를 때마다 믿지 못할 순간뿐”이라며 뿌듯해했다. 김완선은 “같은 여자 솔로 가수지만 목소리와 개성이 모두 다르다”면서 “우리가 모인 게 가장 큰 매력 포인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아는 전 세대를 아우른다는 점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살아있는 전설들과 멋진 공연을 펼치고 있다”면서 “부모와 아이가 손잡고 함께 볼 수 있는 프로그램”고 자신했다. 엄정화 역시 다양한 세대에 존재감을 떨치고 있다. 출연작 JTBC ‘닥터 차정숙’이 인기를 얻으며 무대 때마다 ‘정숙이’(극 중 배역명) 소리를 듣는단다. 엄정화는 “드라마 촬영을 마쳐 유랑단 활동에 오롯이 집중하고 있다”면서 “이 시간을 기다렸다. 가수로서 무대에 다시 선 게 가장 큰 행복”이라며 기뻐했다.
“음악 아닌 인물에 집중, 후속 계획은…”
김 PD는 이효리와 ‘서울 체크인’·‘캐나다 체크인’에 이어 세 번째 호흡을 맞춘다. 싹쓰리, 환불원정대에 이은 세 번째 음악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김 PD는 “지금은 유랑단 활동에만 집중하고 있다”면서도 “이효리 외에도 출연진 모두와 함께할 차기 소재를 고민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면 제안서를 전달하려 한다. 선택은 출연진 몫”이라고 말했다. 김 PD가 프로그램 본질로 주안점을 둔 건 음악이다. 그는 “다섯 가수에 집중하다 보면 음악은 자연히 따라오더라”면서 “이들이 매 회 다른 무대에서 관객과 어떤 이야기를 펼쳐나갈지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가수들은 ‘댄스가수 유랑단’으로 새로운 꿈을 꾼다. 가수 활동을 쉬고 있던 김완선, 엄정화, 이효리는 새 앨범 계획을 언급키도 했다. 이효리는 “사랑받는 게 그 어떤 보톡스보다 낫더라”면서 “이 무대만으로 만족하진 않는다. 신드롬이 일던 2003년 당시처럼 큰 사랑을 받는 게 꿈”이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엄정화는 “언젠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뉴욕에서도 공연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