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닭고기 가격 인상으로 인해 이를 주재료로 하는 식품업계가 비상에 걸렸다. 이미 지난해부터 원부자재값 인상으로 한 차례 가격을 단행한 바 있지만 최근 닭고기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다.
7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닭 평균 도매가격은 3971원으로 지난해 6월2일 3067원 대비 29.5% 상승했다.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10호 크기의 닭 가격도 3328원에서 3917원으로 17.7% 올랐다. 토종닭 값도 같이 올랐다. 토종닭 1㎏의 도매가격은 지난 5월 7861원을 기록, 지난 1월 4594원보다 3267원(71.1%)이나 올랐다.
업계에서는 국제곡물가격 상승으로 사료가격이 오른 데다 조류독감 피해 등으로 병아리 원가가 상승한 것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분기 가축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1분기 육용계 사육 마릿수는 8885만2000마리로 전년동기 대비 113만8000마리(-1.3%) 감소했다. 3년 전인 2020년 1분기 9635만마리와 비교하면 약 750만 마리가 줄어든 수준이다.
여기에 조류독감까지 겹치면서 병아리 원가가 상승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통계를 보면 4월 기준 육계 병아리 1마리당 가격은 820원으로 전년 대비 6.2% 올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국제곡물가격이 오르면서 사료가격이 상승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육계 시장 점유율 1위인 하림의 경우 사료원료로 사용되는 소맥, 옥수수, 대두박의 ㎏당 가격은 지난해 1분기 대비 각각 40.7%, 22.7%, 30.6% 올랐다.
이에 닭고기를 주재료로 쓰는 삼계탕, 치킨 등의 음식값도 연쇄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보인다. 실제 한국소비자원 가격 정보 종합 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서울 지역 삼계탕 가격은 1만6346원으로 지난해 4월(1만4500원)보다 12.7% 올랐다.
현재 국내 최초의 삼계탕 전문점으로 알려진 고려삼계탕의 경우 기본 삼계탕을 1만9000원에 판매한다. 산삼이나 전복이 들어가면 2만5000원, 산삼과 전복이 모두 들어가면 3만1000원이다. 산삼과 전복을 넣은 오골계탕은 3만7000원에 이른다.
치킨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미 올해 초 한 차례 ‘치킨플레이션’을 겪었던 터라 유통·식품업계는 예민하게 가격 변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는 물론 가성비를 내세웠던 편의점 치킨가격마저도 한 차례 대거 인상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곡물가격 상승으로 사료가격이 오른 데다 조류독감 피해 등으로 병아리 원가가 상승한 것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며 “오는 6월부터는 이같은 영향이 보다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6월 육계 도축 마릿수는 전년 대비 3.7% 내외 감소한 6385만~6519만 마리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4월 교촌치킨의 가격 인상 이후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도 치킨 가격을 올리는 추세”라며 “6월엔 치킨의 주재료인 닭고기 가격이 더 오르면서 가격 인상 영향을 더욱 받을 수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