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의 지난 1분기 총자산수익률(ROA)는 0.6%로 7개 전업신용카드사(신한, KB국민, 삼성, 현대, 우리, 롯데, 하나) 평균 1.2%의 반토막 수준이었다. ROA는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다. 하나카드의 ROA 추이는 낙관적이지 않다. ROA는 지난 2020년 말 1.8%에서 2021년 말 2.71%로 반짝 개선됐다가 지난해 말 1.77%로 다시 1%대로 내려앉았다.
하나카드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202억원으로 전년 대비 65%가 줄었다. 업계 평균 감소폭인 24.4%보다 많다. 우리카드가 지난해 1분기 855억원에서 올해 1분기 458억원으로 46.4% 줄었고, 롯데카드는 같은 기간 914억원에서 544억원으로 40.5%, KB국민카드도 1189억원에서 820억원으로 31.0% 줄어드는 등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삼성카드는 9.5% 감소한 1455억원, 신한카드는 5.3% 감소한 1667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카드만 유일하게 전년 동기대비 1.5% 증가한 95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계속되는 금융시장 불안과 시중 금리 상승 및 신용위험 증가 등으로 조달비용과 대손비용이 모두 증가했다. 이로 인해 수익성이 저하된 것은 모든 카드사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다.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지난해 11월 6.088%까지 오르며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2022년 가맹점수수료수익 등 신용판매수익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조달비용 상승으로 이자비용이 전년 대비 약 51% 증가하고, 특별퇴직으로 인한 일시적인 판관비 부담 상승, 대손부담 확대 등으로 수익성이 저하됐다. 재무건전성도 악화되고 있다. 하나카드의 1분기 고정이하채권비율은 0.8%로 전년 동기(2022년 1분기) 0.71% 대비 악화됐다.
영업이익도 크게 감소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2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67% 줄었다. 한국신용평가 채영서 애널리스트는 하나카드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저하된 원인에 대해 “이자비용 증가가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하나카드의 1분기 이자비용은 772억166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배 증가했다. 대손상각비(회수할 수 없게 된 채권 잔액) 역시 1044억원으로 전년 동기(398억원) 대비 1.6배가 됐다.
채 애널리스트는 이어 “2022년부터 수수료율 인하, 조달비용 상승, 카드론 취급 감소 등으로 수익성이 전년 대비 저하됐다”고 짚었다. 또한, 경기 침체와 금리 상승으로 인한 높아진 차주 부실화 가능성에 따른 대손부담 확대로 이어져 향후 수익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조달금리 비용이 올라가서 이자비용이 늘었다”면서 “특히 지난해 고객 혜택 차원에서 긴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했고, 시장 상황이 안좋다보니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손충당금을 많이 늘려서 이 부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늘리면 그만큼 비용으로 계상돼 수익에서 차감된다. 대손충당금을 적게 쌓으면 실적이 개선되고 반대로 많이 쌓으면 실적이 악화되는 구조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