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판매량과 음악방송 순위를 토대로 아이돌 가수에게 등급을 매겨 논란이 인 Mnet 경연 프로그램 ‘퀸덤퍼즐’이 13일 항해를 시작한다. 제작진은 이날 서울 부암동 HW컨벤션에서 기자들을 만나 “가수들을 향한 편견을 깨는 장치로 봐 달라”라고 말했다.
‘퀸덤퍼즐’은 각기 다른 그룹에서 활동한 멤버들을 조합해 프로젝트 그룹을 완성하는 프로그램. 12년차 도화(AOA)부터 1년차 지우·서연(트리플에스)까지 3~4세대 현역 여성 아이돌 가수들이 프로젝트 그룹 멤버로 선발되기 위해 경쟁한다. 시청자들이 각자 생각하는 최상의 조합 7명에게 투표하면, 가장 많이 득표한 7명이 프로젝트 그룹으로 발탁되는 방식이다. 다만 이 그룹의 활동 기간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 프로그램의 전신인 ‘퀸덤’과 ‘퀸덤2’는 여성 아이돌 가수들의 예술적 역량을 강조해 호평받았으나, ‘퀸덤퍼즐’은 시작 전부터 미운 털이 박혔다. 음악방송 1위 총횟수와 음반 초동(발매 일주일간 판매량) 최다 기록을 점수로 환산해 참가자 28명을 1~4군으로 줄 세워서다. 지난 6일 공개된 맛보기 영상으로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선 “아티스트에 대한 예의가 전혀 없다”, “(제작진도) 지금까지 기획한 방송 시청률과 받은 연봉 점수로 환산해서 등급 매겨라”, “군이라는 개념을 수면 위로 올리는 게 맞냐(옳으냐)” 같은 지적이 쏟아졌다.
프로그램 총괄 프로듀서(CP)인 윤신혜 PD는 “편견을 깨기 위한 장치”라고 등급 설정을 설명했다. “(음반 판매량 등) 숫자가 아닌 실력과 매력으로 출연진을 봐달라”고 호소하기 위해 역으로 각 출연진에 등급을 매겼다는 의미다. 윤 PD는 “선공개 영상 말미에서 ‘군 분류는 이제부터 사라지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설명이 나온다”며 “‘군’이라는 개념은 초반 1·2화 이후 소멸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제작진과 출연진은 이날 ‘재발견’을 재차 강조했다. Mnet 아시안 뮤직 어워즈 등을 연출하며 여러 아이돌 가수의 합동 무대를 지켜봤던 윤 PD는 “그룹 안에서 다 보여주기 어려웠던 개개인의 역량과 매력을 프로그램을 통해 드러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고민에서 ‘퀸덤퍼즐’을 기획했다고 한다. 노래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로 음원 차트를 역주행한 그룹 하이키 멤버 리이나와 휘서도 “하이키 활동으로 보여드리지 못했던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고 싶어 출연을 결심했다”고 입을 모았다.
윤 PD는 “1·2화에서 선보이는 개인 무대로도 출연자가 가진 매력을 다 정의할 수 없다. 어떤 콘셉트인지, 어떤 조합인지에 따라 각기 다른 매력과 실력이 재조명된다. 이런 과정을 지켜보면 시청자도 출연자에게 애정과 지지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각 출연자를 잘 조명해 시청자들이 ‘왜 이 가수를 진작 발견하지 못했을까’라고 몸서리칠 수 있을 만큼, 열심히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방송은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 전파를 탄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