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도로 위에 “일본 오염수 방류 계획을 철회하라”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반발하는 시민단체 회원들이 거리로 나온 것이다.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서울행동(이하 서울행동) 활동가 10여 명은 15일 오후 거리 행진에 나섰다.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역 인근에서 행진을 시작한 활동가들은 서울 종로구 일본 대사관까지 방사능 드럼통 운반 퍼포먼스를 하며 이동했다. 이들은 강한 햇볕이 내리쬐는 뜨거운 날씨에도 ‘오염수 방류 멈춰’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행진 내내 “긴박하고 절박한 마음으로 나왔다”면서 “국민의 생명, 생존, 건강이 달린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몇몇 시민들은 카메라를 들고 시위대의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한 시민은 “오염수 투기를 막아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고 집회에 동조했다. 하지만 시위대의 행진으로 횡단보도 등이 막히자 불평을 내뱉는 시민들도 있었다. 일부 시민은 대형 스피커 소음에 귀를 막고 지나가기도 했다.
활동가들은 계속해서 구호를 외치고 걸음을 이어갔다. “일본 정부의 해양 투기 중단과 자국 내 보관을 요구한다”,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를 위한 대한민국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한다” 등의 요구사항들을 구호처럼 외쳤다. 행진 중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오염수 해양 투기를 막아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첫 발언에 나선 정은주 서울겨레하나 활동가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의 근심이 엄청나다”며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는 전 인류를 향한 일본의 핵 테러”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이 저지른 잘못을 왜 우리 국민이 견뎌야 하냐”며 “일본 정부의 오염수 핵 테러를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거리 행진 참여한 강병찬(42)씨는 “집 앞에 쓰레기를 그냥 버리는 것도 불법”이라면서 “방사능 오염수는 지구를 해칠 수도 있는 엄청난 쓰레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국민으로서 지구를 지키는 심정으로 방사능 오염수 무단 투기를 막을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활동가들이 항의서한 전달을 시도하자, 경찰이 이를 제지하며 양쪽이 충돌했다. 경찰은 “집회를 중단하고 해산하라” “건물에서 떨어지라”고 외쳤고, 활동가들은 “항의서한을 전달하려는 국민들의 의사를 막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소리쳤다. 결국 단체 측은 항의서한을 주한일본 대사관 외벽에 부착하는 데 실패했다.
서울행동은 오는 24일 전국 3차 집중행동의 날이 진행되기 전까지 일본 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매일 진행할 예정이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