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상승했다. 기준금리를 동결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메시지가 매파적이었지만 투자자들은 이를 소화하며 매수세를 이어갔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28.7p(1.26%) 오른 3만4408.06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3.25p(1.22%) 상승한 4425.84, 나스닥지수는 156.34p(1.15%) 뛴 1만3782.82로 장을 마감했다.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6거래일 연속 올라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증시는 이날 강세를 보였다. 연준은 전날 FOMC 회의를 통해 연내 두 차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으나, 투자자들은 이를 무시하고 주식을 사들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5.00%~5.25%로 동결했다. 올 연말 금리 전망치는 5.6%로 상향하면서 연내 두 차례 추가 인상이 가능함을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높은 상태”라며 “거의 모든 위원이 올해 중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 같다는 견해를 보였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FOMC의 발표가 일종의 ‘블러핑(물가 단속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허세를 떠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CNBC는 “투자자들은 연준이 금리 인상을 건너뛴 이후 이들이 금리 인상을 거의 완료했다고 확신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여기에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가 노동시장의 둔화를 시사하면서 증시 랠리에 일조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6만2000건으로 전주와 동일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망치(24만5000건)를 웃돌았다. 과열된 노동시장이 진정되면 연준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아진다. 전날 파월 의장은 FOMC 뒤 기자회견에서 “근원 물가가 크게 내려가고 아직 과열 상태인 노동시장이 더 진정돼야만 기조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채권 수익률은 낮아졌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8bp 가까이 내린 4.63%까지 떨어졌다. 10년물 국채 금리도 3.71%까지 내렸다.
종목별로는 대형 기술주가 시장 상승세를 주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3.19%) 애플(1.12%) 구글 모기업 알파벳(1.15%) 등 주가가 뛰었다.
백화점 체인 콜스 주가는 TD 코웬이 마켓퍼폼에서 아웃퍼폼 등급으로 상향했다는 소식에 2.73% 상승했다. 대형 유통사 쿠로거 주가는 시장 예상을 밑도는 분기 실적 발표 이후 2.69% 내렸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지만, 시장이 더 활성화되고 지수가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레이드스테이션의 데이비드 러셀 마켓 인텔리전스 부사장은 로이터를 통해 “경기 침체를 두려워했던 사람들의 걱정이 사라지면서 사람들은 주식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했다.
세튜이티의 딜런 크레머 공동투자책임자는 CNBC를 통해 “관건은 가치주와 경기민감주가 성장주와 기술주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라며 “만약 그렇다면 이번 모멘텀은 시장을 더 위로 끌어올리는 것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