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자금난으로 프로농구 리그에서 퇴출된 고양 데이원이 입장문을 냈다.
한국농구연맹(KBL)은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임시총회 및 이사회를 개최하고 데이원의 회원 자격 관련에 대해 논의한 끝에 리그에서 제명시키기로 최종 결정했다. KBL이 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구단을 제명한 것은 1997년 출범 이후 처음이다.
김희옥 KBL 총재는 “총회에서 데이원이 정상적으로 구단을 운영할 의사와 능력이 없다고 최종 확인했다”면서 “데이원은 선수 연봉 체불 등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는 커녕 거짓과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 리그의 안정성을 훼손했다”고 언급했다.
데이원은 회원사 자격 박탈이 확정되자 박노하 대표이사 명의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박 대표는 “순항할 것 같던 데이원 스포츠는 1차 가입비 지연 납부를 시작으로 11월경 모기업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이 부도가 났고, 데이원스포츠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이 농구단 운영에 손을 떼면서 자금난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무총괄대표인 저는 지난해 12월부터 농구단 운영비를 확보하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하였으나 오너 대표가 아닌 영업직 대표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고 버거운 행보를 이어갔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모기업 부도로 농구단 운영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재무총괄대표직을 내려놓고 파산 신청도 고려했으나 저를 믿고 온 허재 대표, 김승기 감독, 선수들, 직원들을 생각하며 어려움을 극복해 보자는 생각으로 계속 농구단을 운영했다”고 전했다.
다방면으로 자금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김 회장의 자금 단절과 계속된 자금난으로 선수단 임금 체불이 쌓여갔다는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허재 공동대표에게도 사과의 말을 전했다. 그는 “자금난으로 약속한 연봉도 거의 지급하지 못했고 본인 급여 줄 돈 있으면 선수 관련 비용에 쓰라고 하면서 한 시즌을 무급 봉사했다. 또한 농구단의 부정적 이슈가 발생할 때 마다 구단주라는 직책 때문에 제가 받아야 할 비난을 허재 대표가 대신 받았다”고 전했다.
데이원 선수들과 팬들을 향해서도 “구단 자금난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플레이오프 4강에 진출하며 감동 신화를 만들었던 선수단에 고마움을 전하며 열정적인 응원과 격려를 해주신 팬들께도 정상적이지 않은 선수단 운영으로 많은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대표직에서 사퇴하지만, 데이원스포츠의 지분 구조·법적인 시시비비를 떠나 그간 체불된 임금을 시일이 좀 걸리더라도 지급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며 “KBL 이사회에서 일정 기간 기업체를 물색해 그간 고생한 선수단이 새롭게 다시 출발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썼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