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전 세계 인구 절반 이상이 느낀다는 ‘두통’. 그 중에서도 일상생활 속 잦은 불편을 주는 편두통은 지속적인 예방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의료 전문가들은 편두통을 잠깐 지나가고 마는 증상으로 치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생활이나 업무가 불편할 정도로 머리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편두통은 위장관 증상을 동반하곤 한다. 국내 인구의 7%가 편두통을 호소하고 있으며, 의심환자까지 포함하면 15%가량이 편두통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편두통 치료의 시작은 대개 식단, 체중 조절 등을 이어가는 생활습관 교정이다. 만약 이를 통해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아세트아미노펜 같은 일반 진통제를 복용하거나 증상이 심하면 트립탄 계열의 급성기 치료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그러나 편두통은 재발이 흔한 질환인 만큼 진통제를 오랜 기간 또는 자주 복용할 경우 내성이나 부작용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미지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통증을 없애기 위해 급성기 약물을 한 달에 10회 이상 복용하면 만성 편두통, 약물과용 두통 등 합병증성 두통으로 변형될 우려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약물에 대한 부담이 있다 보니 최근에는 편두통을 완화하는 의료기기도 치료 옵션으로 등장했다. 전류 자극을 통해 신경 통증을 조절하는 ‘전자약’의 활용이 늘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편두통 치료용 전자약으로는 ‘뉴아인’과 ‘와이브레인’, ‘세팔리’ 세 기업의 제품이 있다. 이들 제품은 모두 전극패치를 이마에 부착해 사용한다. 이마 주변에 위치한 삼차신경에 미세전류자극을 전해 신경조절작용을 일으키고 편두통을 개선한다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주민경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현재 편두통 치료기기와 관련해 명확한 진료 가이드라인이 나온 것은 없지만 약물과 달리 내성이나 부작용이 없어 임산부도 사용이 가능하고, 약물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사용이 권장된다”며 “편두통이 강하게 오기 전에 예방적 차원에서 쓰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의들은 편두통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으로, 유발 요인을 파악해 평소 증상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교수는 “편두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면, 기상, 식사, 운동 등이 규칙적인 시간에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면서 “카페인이나 뇌의 과활성을 유발하는 강한 자극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자신이 겪는 편두통 요인이 무엇인지 알고 유발 상황을 피한다면 편두통성 두통의 상당 부분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두통이 잦아지고 만성화되면 치료는 더욱 어렵다”며 “단순한 편두통처럼 보이지만 위험한 원인이 숨어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신경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두통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