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이 민선8기 핵심 공약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 중 유희태 군수의 핵심 공약사업인 '만경강의 기적 프로젝트'는 어느 사업보다도 우선순위에서 독려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완주군의 이러한 속도전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사업 추진에 있어 절차를 건너뛰다 보니 군의회로부터 지적을 받은 것이다.
더욱이 만경강 프로젝트 중 생태주차장 조성은 순수 군비 170억 원이 들어가는 사업인데, 군민에 대한 설득도 부족하고 군의회와의 소통도 없이 밀어붙인다는 게 군의회의 지적이다.
하지만 집행부 측은 '서둘렀던 점'을 인정하면서도, '공약사업의 방향성이 정해진 만큼 의회의 협조를 구한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특히 '집행부에서 서류를 던져줬으니, 이제 의회가 알아서 사업을 통과시키라'는 주문은 절차를 떠나서 군의회의 존재 이유마저 무시했다는 목소리도 크다.
밖에서 볼 때는 마치 의회가 집행부의 사업 추진에 발목을 잡고 있는듯한 모습으로 보인다는데 군의회의 고민도 깊다.
그러나 외진 곳에 1,150대 규모의 주차장을 건설하는 생태주차장 사업은 행정사무감사에서 군의회 전문위원으로부터도 우려의 시선을 받았다.
만경강 주변 연개사업 대부분이 현재 가시화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주차 수요, 조성 규모, 추진 시기 등에 대한 분석과 설득도 없이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완주군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의원들은 '군민들을 대표해 집행부 견제와 감시가 의원의 제1 역할'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런데도 집행부 측은 3개월 만에 해당 주차장 부지 조성비용 280억 원 통과를 요청했다가, 실패하자 타당성 용역비 2억 원을 신청해 사용하고, 이후 마스터플랜이 나오기도 전에 또 집행비용 10억 원을 요청하는 등 유희태 군수 임기 내에 사업을 완료해야 한다면서 '막무가네식 행정'을 강행하고 있다.
앞뒤를 따지자면,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서면과 삼례·봉동지역의 주차난을 해결하는 등 주민들이 시급히 원하는 곳에 우선 주차장을 조성하는 게 맞다는 군의회의 논리가 더 설득력이 있다.
여기에 내년 국세 적자를 이유로 지방세가 줄어들게 되면 완주군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판인데, 순수 군비 수백억씩 들어가는 사업을 '졸속 우려'를 무시하고 강행하는 것도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한 군의원은 '유희태 군수가 모델로 삼고 있는 한강의 기적은 6.25 이후 국민들이 적은 임금에도 맡은 바 산업현장에서 열심히 노력해 순간적으로 엄청난 경제 발전을 이뤄낸 케이스이며, 박정히 정권 이후 부작용을 치료하는데 사회적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고 꼬집었다.
한 걸음 더 들여다보면 공무원들의 타성에 젖은 행위가 집행부 및 의회 간 일련의 갈등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담당 실·과장들이 단체장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보다는 순서도 맞지 않은 지시사항을 그대로 따르다가 의회와의 갈등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타당한 지적이고, 이는 유희태 군수의 리더십 문제로 이어진다.
유 군수는 취임 초 갑질 논란을 불식시켜야 하고, 비봉 쓰레기 매립장 주민 불편도 해소해야 하며, 봉동산단과 소양 악취 민원도 해결하고, 공무원 음주 운전 및 관리감독 소홀 등 기강 해이도 바로잡아야 한다.
또한 공무원의 폐기물 관리 소홀로 피해를 입었던 관내 여성사업자의 눈물을 닦아줘야 하고, 민간위탁 보조금 사업의 절차를 투명하게 개선해야 하는 등 마무리 해야 할 숙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완주군의 간부 공무원들은 여전히 복지부동 하고, 일탈 공무원의 내부 징계는 내 식구 감싸기로 보였으며, 올해 초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는 도내 군 단위 중 유일한 4등급으로 꼴찌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공기관의 청렴도가 좋아야 대민서비스가 좋고, 기강이 단단하면 일의 능률도 오른다.
간부들이 단체장의 지시에 따르기만 하고, 또한 청렴도도 낮다는 것은 유 군수가 조직을 전혀 장악하지 못했다는 말이고, 주민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한다는 말이다.
기관의 청렴도는 단체장의 관심과 리더십으로 높아지며, 단체장의 솔선수범과 강력한 의지가 자치단체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완주군 주민들은 청렴의 리더십으로 조직을 장악하고, 어려운 서민 경제를 해소하고, 일하는 공무원 조직 문화를 만들 수 있는 단체장을 기대했다.
모든 단체장은 수시로 조직 장악 정도를 확인하고 행정을 관리할 의무가 있다.
지금 유희태 군수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완주=황성조 기자 food2drin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