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가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을 시급 1만2210원으로 제시했다.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들은 22일 오후 세종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을 공개했다. 시급 1만2210원은 월급으로 환산하면 255만1890원으로 올해 최저임금인 시급 9620원(월급 201만580원)보다 26.9% 많은 금액이다.
대폭 인상안을 내놓은 건 지난해 하반기부터 물가가 급등했지만, 임금인상 폭이 상대적으로 낮아 실질임금이 삭감됐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심의 기초자료로 쓰이는 지난해 ‘비혼 단신노동자 실태생계비’는 직전 해보다 9.3% 증가한 241만원이다. 최근 5년 중 가장 증가율이 높다.
소비자물가 전망치로 환산한 내년도 적정 생계비는 1만4465원이다. 이 금액에 노동자 가구의 경상소득 대비 노동소득의 평균 비율 84.4%를 적용하면 노동계가 이날 제시한 1만2210원이 나온다.
이날 노동자위원들은 최저임금위가 매년 ‘비혼단신 노동자 실태생계비’를 심의 기초자료로 활용하는 것에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이들은 "최저임금 제도의 근본 취지, 최저임금 노동자의 가구원 수 분포, 국제기구 권고, 최저임금위 제도 개선위원회 의견 등을 고려하면 가구 생계비가 최저임금 결정의 핵심 기준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 심의는 노동계와 경영계가 제출한 최초 요구안 금액의 격차를 좁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용자위원들이 이날 최초 요구안을 제시할지는 알 수 없다. 사용자위원들은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우선이란 입장으로 전해졌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