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난동범 오인해 중학생 진압…“아들 전신 찰과상에 멍”

흉기 난동범 오인해 중학생 진압…“아들 전신 찰과상에 멍”

기사승인 2023-08-07 07:46:54
흉기 난동범으로 오해를 받아 부상을 입은 중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경기 의정부시에서 흉기 난동범으로 오해받은 10대 중학생이 사복 경찰의 무리한 진압으로 부상을 입었다 주장이 나와 논란이다.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쯤 ‘의정부시 금오동 부용천에서 검정 후드티를 입은 남자가 칼을 들고 뛰어다닌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곧바로 인근 지구대와 형사 당직 등 전 직원을 동원해 해당 남성 추적에 나섰다. 사복을 입은 형사들은 하천에서 검정 후드티를 입고 이어폰을 착용한 채 달리는 중학생 10대 A군을 특정해 붙잡았다.

당시 A군은 흉기를 가지고 있지 않았고 운동을 위해 하천가를 달리던 중이었다. A군은 성인인 형사들이 잡으려고 하자 겁이 나 달아났고, 형사들도 A군이 도주한다고 생각해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A군은 넘어져 다쳤다. 진압 과정에서 머리, 등, 팔, 다리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

A군의 아버지는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그는 “아들은 집 근처에서 달리기를 하고 있었는데 경찰이 강압적으로 아들을 제압했다. 경찰 팀장이라는 사람은 사과 한마디 없다고 핑계를 댄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들은 이러다가 죽을까 싶어서 살려달라고, 자긴 중학생이라고 소리 질렀지만 경찰이 강압적으로 수갑을 채웠다”며 “주변에 사람들이 모이고 그중 아들 친구들이 ‘제 친구 그런 애 아니다’라고 했지만 그대로 지구대까지 연행했다”고 했다.

또 “아들의 전화에 영문도 모르고 지구대에 가보니 전신 찰과상에 멍이 들었고 피도 흘리고 있었다”면서 “무엇보다 아이가 정신적으로 충격이 심해 걱정이다. 고작 16살 중학생 남자아이가 집 앞에서 러닝하다 돌아오는 길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형사들이 검문을 위해 경찰 신분증을 꺼내려던 순간 A군이 도망을 가 넘어져 버렸다”면서 “한쪽은 제압하고 한쪽은 벗어나려는 그런 난감한 상황으로 벌어진 사고였다”고 밝혔다. 경찰은 A군의 부모를 만나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대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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