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누락이 의심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무량판 아파트 단지가 정부 발표보다 10개 많은 101개로 드러났다. LH가 단지 10개를 점검 대상에서 빠뜨린 것.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자정기능을 잃은 공사는 존립근거가 없다”라며 잘못을 강하게 질책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H는 전날(9일)부터 추가로 확인된 단지 10곳을 점검하고 있다.
LH에 따르면 설계등록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지구 10곳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됐다. 무량판 구조는 보 없이 기둥이 온전히 하중을 견디는 시공 방식이다.
철근을 꼼꼼하게 배근, 결속하지 않으면 인천 검단 사태처럼 붕괴될 수 있다. 주거동엔 무량판 구조가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기 화성 비봉지구 A3블록 현장을 방문한 이한준 LH 사장은 “설계 등록시스템에 오르지 않은 지구 10곳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사실을 인지한 시점이 전날 밤 9시30분”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점검 결과는 2주 내로 나올 것이고 최근 조사에서 제외된 민간참여사업 방식 41개 단지 무량판 구조 적용 여부 등을 2~3일 내로 파악할 계획”이라며 “이번 사태가 시스템 문제인지, 또다른 문제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LH는 무량판 구조 단지 전수 조사를 토대로 적발된 ‘순살아파트’ 15개 단지 보강공사를 하고 있다. 추가된 단지 10곳 중 미착공 단지 3곳, 착공 단지는 4곳이다. 3곳은 공사를 마쳤다.
LH는 10개 단지 중 착공 이전 단지를 대상으로 구조설계 적합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착공 단지는 추가 정밀진단을 하고, 철근누락이 적발되면 입주민 협의를 거쳐 즉각 설계변경과 보수공사를 하기로 했다.
이 사장과 함께 화성 비봉지구에 들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작업 현황판조차 취합 안 되는 LH가 이러고도 존립 근거가 있느냐”며 꾸짖었다.
이어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LH 단지를 취합할 때 빠진 게 있다면 자체적으로 시정할 기능을 갖고 있어야 했다”며 “자정 기능이 빠진 LH를 누가 신뢰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