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잠을 제대로 못 잤더니 입술 안쪽이 하얗게 일면서 구내염이 생겼다. 가만 놔두면 낫는다는 주변의 말을 믿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통증과 더불어 상처 크기가 커진다. 이제는 밥 먹을 때도, 커피를 마실 때도 신경 쓰이고 아플까봐 겁이 난다. 김문종 관악서울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에게 18일 서면질의를 통해 구내염이 빨리 나을 수 있는 치료·관리 방법을 물어봤다.
A. 주로 단단한 음식물 등에 의해 구강 점막이 손상되면서 생기는 외상성 구내염이 흔하다. 별다른 외상 경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구내염이 나타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를 ‘재발성 아프타성 구내염’이라고 한다.
구내염은 일종의 면역질환으로, 염증 반응이 쉽게 야기되는 특성을 가진 사람들에서 발생한다. 이밖에도 스트레스도 영향을 미치며, 여성의 경우 생리주기 등이 염증 반응을 유발해 구내염을 일으킬 수 있다.
Q. 통증이 심할 때 진통제 먹으면 나아질까
A. 일반적으로 구내염 치료에서 진통제 복용은 추천하지 않는다. 통증 조절보다는 빠른 치료에 초점을 맞춰 연고, 가글 등을 이용한 스테로이드 국소 치료를 하거나 스테로이드 약물을 복용하도록 권장한다.
약물 사용이 어려운 경우 단순히 통증을 조절하는 차원에서 진통제를 먹을 수 있겠지만, 얻을 수 있는 효과는 크지 않다. 가급적이면 구내염 연고를 사용하거나 가까운 치과를 방문해 적절한 처방을 받는 게 좋다.
Q. 연고와 액상성분약 중 어느 것이 효과가 더 좋은가
A. 액상 성분의 약 중에서 많이 쓰이는 알보칠은 폴리크레줄렌 농축액으로, 화학적으로 구내염 부위에 화상을 입혀 궤양으로 인한 통증을 줄여준다. 중요한 점은 해당 부위에만 소량 적용해야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구내염 주변 정상 조직에 바르거나 실수로 많이 발라서 다른 부위로 번지는 경우, 또 침에 섞여 퍼지게 되면 오히려 정상 조직이 상하면서 구내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알보칠 사용이 어렵다면 구내염 치료 연고를 사용하는 것이 추가적 손상 없이 증상을 개선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
Q. 구강청결제 사용으로 구내염을 완화시킬 수 있나
A. 구강청결제가 구내염을 없애는 데 직접적인 도움이 되진 않는다. 다만 구내염이 일어난 자리에 세균이 침입하면 2차 감염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런 경우 증상이 악화되고 오래 지속될 수 있다. 구강청결제 사용은 이러한 2차 감염을 방지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근본적인 처치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구내염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동반돼야 한다.
Q. 베이킹소다, 소금물로 입안을 헹구거나 꿀을 바르면 빨리 낫는다던데
A. 권장하지 않는 방법들이다. 효과가 있다는 연구 보고도 없고, 오히려 구강 점막 손상이나 2차 감염을 유발해 치유를 더디게 할 수 있다. 벌꿀 성분인 프로폴리스는 구내염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일부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Q. 면역력 높이기 위해 먹는 영양제, 구내염에도 도움 될까
A. 재발성 아프타성 구내염이 세포 매개 면역 이상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렇다고 전신적인 면역력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은 아니다. 단 빈혈이 있거나 비타민 결핍이 있는 환자에서 구내염이 자주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는 만큼 종합 비타민 같은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이 간접적으로 구내염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Q. 구내염이 너무 오래가거나 자주 생길 땐 다른 병을 의심해 봐야 하나
A. 일반적인 구내염은 정상적인 치유 과정을 거치면 대략 1~2주 사이에 사라진다. 환자들 중에는 2주 이상 구내염이 지속되면 ‘혹시 구강암이 아닐까’ 라며 걱정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2주 이상 증상이 이어진다고 해서 구강암인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구내염도 크기가 크거나 2차 감염이 있는 경우 한 달 넘게 지속되기도 한다. 또 구강 점막에 발생하는 다양한 만성 궤양성 질환이 존재하고, 이러한 질환들은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구내염이 낫지 않고 오래 간다면 치과에 내원해 정확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