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서울 분양시장에 활기가 돌지만 반등을 예단하긴 이르다. 미분양 아파트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을 보이고 있어서다.
25일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미분양 가구는 최근 4개월(3~6월)간 1000건대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미분양 가구가 월 1000건을 넘긴 건 시장 저점이던 2015년 3월(1064건) 이후 처음이다.
이는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시기와 유사하다. 서울 아파트 미분양 수는 2007년 10~11월 1000건대로 올라섰다가 잠시 주춤하더니, 2008년 5월부터 2015년 3월까지 네 자릿수를 유지했다. 2012년 7월~2013년 12월까지는 미분양 아파트가 월 3000~4000건대에 달했다.
무순위 물량도 쏟아지고 있다. 강북구 한화포레나미아는 이달 말 임의공급 4차와 무순위 8차 청약을 진행한다. 강서구 화곡더리브스카이 주상복합은 지난 14일 임의공급 3차 청약에 이어 이달 말 4차 공급에 들어간다. 금천구 신독산 솔리힐 뉴포레도 임의공급 1차 무순위 청약을 앞두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도 골칫거리다. 부동산 플랫폼 호갱노노에 따르면 오늘(25일) 기준 서울엔 약 500가구가 남아있다. 자치구별로는 △강서 236가구 △강동 106가구 △강북 103가구 △금천 34가구 △광진 3 △중구 2가구다.
미분양과 더불어 최근 금리 수준도 시장을 위축시킬 만한 요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5개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변동성 주택담보대출 평균취급 금리는 4.90%로 6월 보다 0.45%p 상승했다. 금리가 오르면 주택 가격과 거래량 상승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최근 7개월(1~7월)간 있었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만833건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44% 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올해 초 있었던 부동산 규제 완화에 의한 반사효과라는 게 중론이다. 하반기 주택가격은 당분간 소강 국면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