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후 가슴이 쓰리거나 답답하고, 목에 이물감이 든다면 자신의 생활습관을 돌아봐야 한다. 맵고 짠 음식을 좋아하진 않는지, 흡연·음주를 즐기는지, 먹고 바로 눕진 않는지 등 식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습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박수비 강동경희대학교 소화기내과 교수에게 식도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들어봤다.
Q. 역류성 식도염이란?
A. 역류성식도염은 위액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생긴 질환이다. 엄밀하게는 위 내시경으로 봤을 떄 식도에 실제 염증이 있는 상태를 지칭하는 진단명이다. 염증이 동반되지 않더라도 증상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위 식도 역류질환’이라고 말하는 게 적절하다. 다만 대부분 두 가지를 구별하지 않고 역류성 식도염으로 칭하고 있다.
가슴부터 목까지 화끈하거나 타들어가는 듯한 느낌, 목에 지속적인 이물감을 느끼는 것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또한 양치질을 잘하는데도 구취가 지속되면 의심을 해볼 수 있다. 기침이나 트림이 자주 나오는 것도 위산 역류에 의한 증상일 수 있다. 공복 시간이 길어질 때 속이 불편하거나 특정 시간대에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식도염 진료가 필요할 수 있다.
Q. 역류성 식도염, 발생 원인은?
A. 가장 큰 이유는 하부식도괄약근의 기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부식도 괄약근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생활습관이나 음식 등이 역류성 식도염을 일으킨다.
Q. 어떤 음식이 역류성 식도염을 부르나.
A. 대표적으로 고지방식이 있다. 소화가 잘 안 되기 때문에 위에 오래 머물러 있어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한다. 그 외에는 초콜릿이나 레몬·귤 같은 산이 많은 과일류를 꼽는다. 또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들도 원인이 된다. 술도 대표적인 역류성 식도염 유발 음식이다.
Q. 어떤 생활습관을 고쳐야 할까?
밥을 먹고 바로 눕는 것이 가장 하지 말아야 할 생활습관 중 하나다. 밥을 먹고 바로 누우면 위산 역류를 일으키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
폭식, 야식, 과식도 피해야 한다. 위장관 내 볼륨이 많은 상태를 유지하면 위산 역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복압이 올라가는 경우 하부식도 괄약근의 기능이 방해를 받는데, 운동을 과하게 하는 것도 주의가 필요하다. 허리를 구부리고 배를 압박하거나 꽉 끼는 옷을 입는 경우 등도 부담을 줄 수 있다. 흡연도 하부식도 괄약근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Q. 역류성 식도염의 치료 방법은?
환자마다 중증도는 다양하다. 만약 본인이 느끼는 증상이 한두 번으로 끝난다면 약물이나 수술적 치료까지 어이지지 않는다. 그러나 계속 반복된다면 병원을 찾아 잘못된 생활습관을 가졌는지 체크해보고 필요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약물 치료는 위산억제제, 위 점막을 코팅하는 위 점막 보호제 등을 병행해 처방을 내린다. 경우에 따라선 소화제를 첨가해 위액이 장 아래로 한 방향으로 흘러나갈 수 있게 운동을 조절하는 약을 쓰기도 한다.
수술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해부학적으로 위와 식도가 연결되는 근육 부분이 느슨할 수 있다. 열공탈장 환자는 신체 형태 문제이므로 약물 치료는 제한적일 수 있다. 그런 경우 식도 괄약근을 좁혀주는 치료가 도움이 된다. 수술적 치료나 내시경적 치료로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분들은 약물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생활습관 교정이 가장 좋은 치료다. 보통 증상이 생기면 생활습관 개선을 생각하기 보단 약을 먼저 찾는 경향이 있는데, 약을 먼저 찾으면 생활습관 교정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생활습관 교정이 근본적 치료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Q. 역류성 식도염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습관은?
A. 정상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체중이 늘어나게 되면 복압이 상승해 위산이 역류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 때문이다. 정시에 식사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늦은 시간에 밥을 먹게 되면 빨리 눕게 되고, 자는 시간과 식사 사이 간격이 짧아 위 안에 음식이 오래 남아 역류를 유발한다. 제시간에 식사를 하고 야식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적절한 운동도 도움이 된다. 식사 후 운동을 하면 음식이 내려가면서 위산이 역류하는 상황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웨이트 트레이닝 등 격렬한 운동을 하게 되면 오히려 복압을 올리기 때문에 식후 간단한 산책 정도가 바람직한 습관이라고 할 수 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