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단 가 부산으로 이전하면서 전주시를 비롯 전북도민의 성난 민심이 들끓고 있다.
전북 전주를 연고지로 지난 23년여 오랜 세월 애환을 함께 하며 전국적 명성을 떨치는 명문구단으로 성장시켜 오늘에 이르게 한 전주시민의 열정적 응원과 지속적인 팬심을 저버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버린 KCC에 대한 배신감에 전주시민이 공분하고 있다.
단지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는 말만 남기고 떠나버린 KCC구단의 이기적이고 비도덕적 처사에 시민들은 할 말을 잃을 지경이다.
눈앞의 이익만을 좇아 폭주하는 대기업의 비도덕적이고 일방적인 농구단 이전에 대해 분명한 책임소재를 파악하기보다는 문제의 단초를 제공한 게 전주시라는 맹폭에 가까운 비난여론이 집중되고 있다.
KCC는 지난 23년여 기간 동안 전주에 연고지를 두고도 팬과 유소년 양성을 위한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전북에 연고를 둔 전북현대모터스 프로축구단은 지역 팬들과의 교류행사를 꾸준히 이어왔다. 대기업이라는 이미지와 축구단 명성에 비해 대규모는 아니더라도 전북 내 유소년 축구선수들에게 그나마 후원을 해오고 있다.
반면 KCC 농구단은 전주시에 새 농구장 건설만 줄기차게 요구할 뿐 팬들과의 교류행사나 지역 내 유소년 선수들에 대한 지원은 거의 전무했다. 이는 도내 농구인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농구관계자들에 따르면 KCC는 농구부가 있는 전주고에 단 하나의 농구공조차 지원한 적이 없었고 심지어 개막행사에 전주시농구협회장 조차 초청한 적 없었다. KCC는 전주시는 물론 시민들과도 소통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 더해 KCC 농구경기가 있는 날에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전주에서 숙식하지 않고 숙소와 훈련장이 있는 용인으로 이동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시와 농구팬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을 받고도 KCC는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는 것은 고사하고, 프로팀이 가져야할 최소한의 지역 배려조차 없었던 것이다.
이렇다 보니 다른 지역 농구팀들과 자주 비교가 됐고, 전주시 농구협회 내에서도 이렇게 지역과 상생 없이 농구단 실익만 따지는 KCC 대신 다른 구단이었으면 하는 의견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주시는 KCC의 요구에 따라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지난해 3월 국제규격의 실내체육관 건립 기공식을 가졌고 건립을 추진 중에 있다.
전주시는 지난달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주월드컵경기장 일원 북부권 복합스포타운 부지에 전주실내체육관과 보조경기장이 오는 2026년 동시 완공될 예정”이라면서 “새로운 실내체육관을 준공한 이후에도 전북대 캠퍼스 혁신파크 조성사업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기존 실내체육관을 철거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전주시의 노력에도 이미 부산으로 연고지 이전을 굳힌 KCC 구단의 결정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KCC는 연고지 이전을 확정 짓고 언론플레이를 시작했다. 전주시의 거듭된 면담 요청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결국 책임을 전주시에 떠넘기면서 더 많은 팬을 확보할 수 있는 부산으로 떠나버린 것이다. 그들의 행보에는 전주시민도 농구를 사랑하는 팬도 아랑곳 하지 않은 채 기업의 이익만을 쫓는 부도덕한 기업의 계산만 존재한 것이다.
지금 전주는 길거리마다 KCC를 성토하는 현수막이 넘쳐나고 있다. 각양각색의 단체들이 나서 불매운동을 공언하며 프로농구단 연고지 이전을 되돌리려 하고 있지만 만시지탄의 형국이다.
당장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영혼까지 팔아치운다는 기업의 비합리적이고 비상식적인 행보가 전주시민에게 박탈감과 함께 상실감을 더하고 있다.
전주=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