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 난 INFJ야. 네 MBTI는 뭐니?”
MBTI가 요즘 청년들이 소비하는 문화가 된 지는 이미 오래다. 이제 MBTI는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대표적인 수단이자, 상대를 이해하는 주요한 통로다. 과거 혈액형으로 서로의 성격을 구분하며 소통하던 것에서 진화했다고 보면 된다. 더 낫거나, 나쁜 건 없다. 과학적으로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간단히 설명하면 MBTI는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게 고안된 일종의 자기보고식 성격 유형 검사다. 10여분 정도 걸리는 성격 유형 검사를 통해 4가지 선호 지표를 조합, 16가지 성격 유형으로 나뉜다. 내향적이면 I, 직관적이면 N, 감정적이면 F, 계획적이면 J로 분류, ‘INFJ’가 되는 식이다. 조금 귀찮더라도 인터넷에 ‘MBTI’를 검색, 사전에 자신의 MBTI가 뭔지 알아두면 좋다.
요샌 MBTI에 빠삭할 뿐 아니라, MBTI를 주제로 대화를 이끌어가는 데 능숙한 청년들이 많다. 서로의 MBTI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N과 S는 어떻게 달라?” “너 주변에도 INFJ 친구들이 있니?” 같은 이야기를 꺼내면 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어설프게 아는 척을 하는 것보다, 모르는 것들을 물어보며 MBTI와 상대방을 이해해가는 것이 좋다. 단 “그런 걸로 사람을 나누는 건 말이 안 돼” “이거 근데 정확하긴 한 거니”처럼 MBTI를 부정하는 이야기를 꺼내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 “점심도 먹었으니 탕후루 먹으러 갈까?”
탕후루는 이미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소비하는 간식 문화다. 딸기·포도·샤인머스캣 등 과일을 꼬치에 꽂아 설탕을 바른 후 굳혀 먹는 중국 전통 간식으로 일종의 과일 사탕이라고 보면 된다. 과일뿐 아니라 파프리카나 인절미 등에 설탕을 입혀 탕후루로 만들기도 하고, 최근엔 당 과다 섭취 우려에 제로 탕후루도 등장했다. 설탕이나 시럽 등을 묻힌 맛탕, 멸치볶음 등을 고구마 탕후루, 멸치 탕후루라고 부르기도 한다.
모든 청년들이 탕후루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중독성이 강해 매일 먹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다. 식사 후에 간식으로 같이 탕후루를 사러 나가거나 여러 개 포장해오는 것도 좋다. 탕후루를 하루에 몇 개나 먹는지 묻는 것보단, “어떤 맛 탕후루를 제일 좋아해?” “탕후루는 집에서 만들기가 쉽지 않다며?” 같은 주제를 꺼내는 게 좋다. 단 “탕후루 같은 걸 먹으니까 그렇게 살이 찌지” “탕후루도 잠깐 유행하고 말겠지” “탕후루 때문에 길거리가 더럽더라” 같은 이야기는 삼키는 걸 추천한다.
△ “이따 8시에 롤 결승전 같이 볼까?”
e스포츠는 요즘 청년들에게 축구나 야구만큼 인기 많은 스포츠다. 그 중에서 ‘롤(LOL)’이라고도 불리는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는 출시된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인기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아시안게임에도 진출했다. e스포츠가 현재 진행 중인 2023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며 ‘리그 오브 레전드’ 경기도 진행 중이다. 28일엔 ‘스트리트 파이터 5’ 종목 결승에서 ‘리자드’ 김관우 선수가 승리해 국내 첫 e스포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그 오브 레전드’ 한국 국가대표팀은 시범종목이었던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건 중국에 밀려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번엔 다르다. 28일 오전 펼쳐진 중국과 4강전에서 이겨 우승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5년 전에도 국가대표로 출전했던 ‘페이커’ 이상혁은 아쉽게도 최근 컨디션 난조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29일 오후 8시 대만과 결승전을 함께 보는 걸 제안하며 “페이커가 결승엔 나올까?” “중국 리그에서 뛰는 선수도 나왔다며”라고 대화를 이어가는 것도 좋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해본 적 없거나 잘 모르면, 사전에 경기 규칙이나 시청 방법을 찾아봐도 좋다.(‘리그 오브 레전드’, 들어는 봤는데 볼 줄 모른다면 [아시안게임]) “난 게임은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더라” “e스포츠가 왜 스포츠야?”라며 맥을 끊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