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호응을 받았다. 풍월컴퍼니가 댄스컬이라는 생소한 형식으로 능소전을 제작했다. 댄스 위주로 역동적 무대를 만들었다.
스토리 구성도 뛰어났다. 천안의 상징나무 능수버들의 정령(精靈)들이 부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들이 능소를 보호해 사랑하는 사람들과 재회를 돕는다. 이 과정서 보여주는 능소와 정령들의 댄스가 극의 핵심이다.
정령들 무대 의상은 독특함에 신비로움을 더해 볼만했다. 전장에 나간 아버지를 대신해 능소를 키운 천안주막 주모가 중간 중간 극 해설을 맡아 관객들 이해를 돕는다.
극 도입부는 능소 가족 3명이 무사들에게 쫓기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주모가 “능소부친이 기축옥사(1589년)에 연루돼 한양서 천안으로 도망쳐 오던 중 능소 어미는 병으로 죽고, 또 부친은 임진왜란(1592년)으로 징집당해 전장에 나가게 됐는데…”라며 능소의 기구한 운명을 설명했다. 극본·연출자(유하나)가 역사 팩트체크까지 꼼꼼히 한 모양이다. 능소전은 누구 한 명의 전유물이 아니다. 누구나 스토리 전개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역사적 맥락만 염두에 두면 된다.
미디어 발달로 무대 꾸미기도 간편했다. 전면의 대형 LED패널이 배경 장면을 바꿔갔고, 기본적 스토리는 자막으로 보여줬다. 극 피날레는 주모가 맡았다. “즐겁게 보셨나요? 돌아가시는 길, 능수버들 정령들이 안전하게 보살펴 드리겠습니다.”
댄스컬 능소는 행사장 야외무대에서 8일을 제외한 5, 6, 7, 9일 오전 11시와 오후 2, 5시 3회씩 30분간 공연된다.
천안=조한필 기자 chohp1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