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셀프 치석제거기’가 온라인 유통망을 통해 우후죽순 판매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제품이 오히려 치아와 잇몸을 상하게 할 수 있어 사용을 삼가야 한다는 경고가 나온다.
14일 인터넷 검색창에 ‘치석제거기’를 입력한 결과, 5만건이 넘는 제품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의료용으로 표기된 제품은 1000원대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초음파 기능을 가진 건 1만원대부터 선택이 가능했다.
판매 업체들은 ‘이쑤시개보다 안전하다’, ‘사용하기 간편하다’, ‘치석이 깨끗하게 제거된다’ 등의 광고글로 소비자의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홍보 문구와는 달리 치아나 잇몸에 손상을 입거나 사용이 쉽지 않아 제품을 사놓고 쓰지 않는다는 경험담이 적지 않다.
교정기에 음식물이 자주 껴 최근 치석제거기를 구매했다는 이미승(26세)씨는 “제품을 받아보고 매우 날카로워 놀랐다. 제품 설명서도 없어 첫 사용부터 애를 먹었다. 입 속에 넣고 조심스럽게 긁었는데, 교정기 일부가 떨어져 결국 치과에 가야했다. 이후로는 절대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엄재현(38세)씨의 경우 잦은 해외출장으로 치과 방문이 힘들어 치석제거기를 마련했는데, 사용 뒤 오히려 치아에 부작용이 생겨 고생하고 있다. 엄씨는 “사용이 불편하고 치석 제거도 잘 안 된다. 사용하고 나서부터 이가 시리기 시작해 치과를 찾았는데 치아 표면이 손상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주의사항이나 사용법을 담은 참고 영상 등이 있다면 좋겠다”고 전했다.
광고를 보고 치실보다 유용할 것 같았다는 우수영(32세)씨도 구입을 후회했다. 우씨는 “일반인이 사용하기엔 위험하다”면서 “날카로운 제품이 잇몸을 건드려 피가 나곤 했고 세척하다가 손이 찢어진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는 치석 제거가 반드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에 의해 시행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정태 서울대치과병원 원스톱협진센터 교수는 “일반인이 스스로 치석 제거를 하면 시야 확보가 되지 않아 기존 보철물이 손상을 입거나 잇몸에 상처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집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치석 관리법은 식사 뒤 칫솔질을 한 후 치간 칫솔이나 치실을 써 치아 사이를 닦는 것”이라면서 “개인이 아무리 관리를 잘해도 치태, 치석이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는다. 최소 6개월에 한번은 치과를 방문해 구강 검진과 치석 제거를 함께할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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