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가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독도는 우리땅” 익숙한 음악을 따라 K팝 아이돌 그룹이 춤을 춘다. 9일 SNS에 퍼진 일명 ‘독도 챌린지’다. 정치적 사안에 극도로 예민한 K팝 아이돌이 ‘독도는 우리 땅’을 외치다니. 사실 이 챌린지는 K팝 팬덤이 주도했다.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안무 영상에 ‘독도는 우리 땅’ 음원을 합성해 온라인에 퍼뜨리는 것이다.
‘독도 챌린지’는 최근 ‘독도가 위험하다’는 여론이 퍼지며 시작했다. 정부의 독도주권수호 예산은 올해 5억1700만원에서 내년 3억8800만원으로 25% 삭감됐다. 동북아역사재단의 일본 역사 왜곡 대응 연구 예산도 올해 20억원에서 내년 5억3000만원으로 급감했다. 독도의 날이었던 지난달 25일에도 독도 행정구역 관할지인 경상북도에서 별다른 행사를 열지 않았다. 반면 일본은 독도 등 타국과 영유권을 다투는 지역 관련 경비로 약 3억엔(약 27억원)을 편성했다고 현지 언론 요미우리는 보도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SNS에선 “독도는 우리 땅 챌린지를 만드는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왔다. K팝 팬들이 아이돌 안무 영상에 ‘독도는 우리 땅’을 입힌 배경이다.
지난 7일 시작한 ‘독도 챌린지’는 이틀 만에 3000건 넘는 영상을 쏟아냈다. ‘독도는 우리 땅’은 가요에 흔히 쓰이는 4/4 박자를 이용해 웬만한 K팝 안무와 잘 맞는다. 그룹 샤이니 멤버 키·태민·민호, 몬스타엑스 멤버 셔누, NCT 드림 등 아이돌은 물론, 운동선수와 영화배우도 ‘독도’ 챌린지에 소환됐다. 그룹 소녀시대가 2008년 콘서트 리허설에서 ‘독도는 우리 땅’을 부르는 영상이 15년 만에 재조명된다. 챌린지를 처음 제안한 안회남(트위터 닉네임)씨는 쿠키뉴스에 “평소 아이돌에 관심이 많지 않아 K팝 팬덤에서 ‘독도는 우리 땅’ 챌린지가 퍼질 줄은 예상 못 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독도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챌린지에 동참한다고 생각하니 기쁘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