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결전에서 패배한 ‘더샤이’ 강승록이 패배를 인정했다.
중국 LoL 프로리그(LPL)의 웨이보 게이밍은 19일 서울 구로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LoL 월드 챔피언십’ T1과 결승전에서 0대 3으로 패배했다.
LPL 4시드 웨이보가 결승까지 올라올 것이라 점찍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징동 게이밍, 빌리빌리 게이밍(BLG), 리닝 게이밍 등 같은 리그의 강팀에 밀려 주목도가 밀렸다. 하지만 웨이보는 극적으로 스위스 스테이지를 통과한 이후 NRG e스포츠와 BLG를 차례로 결승에 도달했다.
다만 결승전에서는 T1의 강한 화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패배하면서 준우승으로 올해 여정을 마무리했다.
강승록은 “오늘의 결과는 아쉽지만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가 힘들 길을 열심히 잘해서 왔기에 후회는 없다”라고 경기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오늘의 결과는 아쉽지만, 받아들인다. 정말 힘든 길이었음에도 우리 팀이 정말 열심히 잘해서 여기까지 왔다. 때문에 후회는 없다. 아쉬운 점은 내가 너무 나이가 많아진 것 같다는 거다. 내가 더 어렸을 때 코치님을 만났다면 재미있는 삶을 살지 않았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아쉬웠던 점에 대해 “3세트 첫 동선 때 상대가 심리전을 통해서 탑 갱킹을 했다. 그 과정에서 조금 더 생각 없이 해볼 걸, 나도 한 번 다이브 해볼 걸 하는 생각이 든다. 맞대봤으면 이겼을 텐데, 심리전이고 운적인 요소이긴 하다. 그 부분이 아쉽지 않나 싶다”고 전했다.
2018년 인빅터스 게이밍(IG) 시절에 ‘소환사의 컵’을 들어올렸던 그지만, 2번째 기회에서는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강승록은 “내가 (당시) 우승을 너무 빨리했다고 생각한다. 패배의 슬픔을 느낄 시간 없이 바쁜 삶을 보내며 승리만 맛봤다. 이번 패배로 성숙해진 기분”이라고 전했다.
자신과 같이 빠르게 우승을 경험한 맞상대였던 ‘제우스’ 최우제에 대해서는 “아직 어리고, 더 잘할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잘했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남기기도 했다.
올해 팔 부상으로 폼 저하를 겪기도 했던 강승록은 다음 시즌 거취에 대해선 “팔 부상은 괜찮다. 지금은 문제 되는 부분은 크게 없다. 내년 활동은 아직 확정을 짓지 않았다. 개인적인 컨디션은 충분히 프로 생활을 이어갈 수 있지만, 휴식을 가져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있어서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함께 참석한 양대인 감독은 “낙 T1의 챔피언 폭이 넓고, 모든 구도를 알고 있었다. 구도 약점을 찾기 어려웠다”며 “현재 메타는 니코-아지르-오리아나가 미드에서 강하다. 이를 제외하고 해보려고 했다. 여러번 시도했고 첫 세트는 선수들이 기용하지 않던 것이라서 어려웠다. 밴픽은 언제나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이다. 패배했으니 아쉬움이 크다”고 총평했다.
그는 “레드 진영을 한번 고르고 싶었는데, 블루에서 이기고 레드를 가야 어떻게든 이길 수 있는 확률이 존재한다. 그래서 계속 블루 진영을 골랐다. 레드 진영 밴픽도 두 가지 이상을 준비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개최 지역팀들의 이점이 있다. 2020년 중국에서 열린 월즈에서 결승에 진출했는데 연습을 거의 못했다”며 “이번에도 도와줄 수 있는 5명의 스쿼드 유지된 팀이 광동, 농심 등이 있었는데 우리는 광동과 연습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라며 “T1은 광동이랑 계속 연습한 것 같다. 그런 기회가 없던 것 같아 아쉽다. 결승전도 기회가 부족했다. 그래서 밴픽 티어 상으로 많이 준비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양 감독은 2020년 담원 게이밍(현 디플러스 기아)에서 우승을 한 이후 2021년에 T1의 감독직으로 보직을 옮기기도 했지만, 갖은 논란 속에 당해 7월 경질되기도 했다. 이후 T1과 묘한 신경전을 펼쳤던 양 감독이었지만, 이날 경기가 끝나고 ‘페이커’ 이상혁과 포옹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사실 T1에서 나오는 과정이 원활하지 못했고, 일을 하면서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감독에게 전권을 준 웨이보에 감사하다. T1은 그렇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고 입을 떼면서 “(이)상혁이에게 다양한 롤 플레이를 소개해주고 싶었다. 10인 로스터에 관한 시도도 상력이랑 잘 맞는 선수를 찾기 위해서였다”라고 언급했다.
또 그는 “당시 상혁이의 마우스와 장비 이슈가 있어서 휴식을 취하려 할 때 ‘클로저’ 이주현을 기용했다. 이지선다를 같이 할 수 있는 선수를 찾으려 했다. 축구도 세계적인 팀들은 수비수가 빌드업에 참여한다. 그런 과정을 소개했는데 그게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생각한다. 천천히 알려줬어야 했다”며 “웨이보에서도 리그 성적은 안 높았지만 그걸 설명하는 과정이었다. 웨이보도 적응하기 힘들었을 거다. 그런 와중에 얼마 전 경기부터 (T1) 선수들이 엄청나다는 걸 느꼈다. 그걸 구현하고 있다는 게 멋졌다. 그래서 정말 멋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구로=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