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한옥마을에 총 사업비 64억 8천만원이 투입돼 내달 완공 예정인 국제관광안내소가 건립 목적은 잃어버린 채 ‘엘리베이터 집’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전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는 20일 광역도시기반조성실과 문화체육관광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정사무감사에서 민주당 김정명 의원(평화1·2, 동서학, 서서학)은 “무인관광안내소와 무인관광터미널은 지하로 연결된 구조인데, 무인관광터미널 1층 공간 대부분을 엘리베이터가 차지하고 있어 엘리베이터 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며 “무인관광터미널 1층 활용계획을 보면 키오스크와 전광판 구성이 전부인 상황으로, 1층은 공간 구성상 특별한 활용계획을 세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전주한옥마을에 들어선 국제관광안내소, 무인관광터미널, 누마루 등 총 3개동 중 무인관광안내소의 경우 전체 면적의 2/3가 엘리베이터와 계단 등 수직이동을 위한 공간으로 구성돼 활용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엘리베이터를 보관하기 위한 공간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한 김 의원은 “이번 사업은 설계공모를 통해 당선작이 선정돼 건립을 추진, 설계 당시부터 무인관광터미널 1층은 무용지물 공간이 될 것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음에도 해당 설계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했어야 하는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건립이 추진되는 중이라 할지라도 문제가 제기됐다면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설계 변경을 요구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전경을 조망하는 ‘누마루’ 역시 1층 높이에 위치해 ‘야외전망대 자격이 있느냐’는 논란이 일찍부터 제기됐으나, 이에 대한 점검이나 조치도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정명 의원은 “한옥건축이라는 외관만을 고수하다가 공간을 제대로 활용조차 못하고, 문제를 발견해도 감추기에 급급하거나 문제로 인식조차 못하는 안일한 태도가 문제”라며 “이미 지어진 건물을 변경할 수는 없겠지만 현 상황에서 이용자 만족도를 제고할 수 있는 콘텐츠 구성과 공간 활용도를 최대한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 달라”고 주문했다.
전주=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