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기량’ 양효진 “남자 배구 보면서 영감 받아” [V리그]

‘여전한 기량’ 양효진 “남자 배구 보면서 영감 받아” [V리그]

기사승인 2024-01-10 22:51:00
승리를 확정하고 기뻐하는 양효진.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선수들과 똑같이 플레이를 할 수는 없지만, 플레이를 보면서 더 강력하게 해야 된다는 것도 느낀다.”

현대건설은 10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GS칼텍스와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3대 2(30-28 21-25 25-16 17-25 19-17)로 승리했다.

현대건설의 주축인 양효진은 25점(공격성공률 52.50%)을 기록하며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최다 득점이었다. 

양효진은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경기가 풀세트를 갔고, 랠리도 많았다. 정신 없이 경기를 했다. 상대의 기세가 좋아서 우리도 당황을 했는데, 마지막까지 집중해서 이길 수 있었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5세트 초반 양효진이 블로킹에 이어 오픈 공격까지 성공시키며 쉽사리 경기를 풀어가는 듯 했지만 GS칼텍스의 공격에 한 때 역전을 허용하며 흐름이 넘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양효진은 14-14에서 오세연의 스파이크를 잡아내며 흐름을 돌려놓기도 했다.

양효진은 당시 상황을 돌아보며 “5세트 초반에는 이길 것 같다가도 (흐름이) 넘어가니깐 큰일났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모든 선수들이 제 역할을 각자 해줬다. 마지막에는 (이)다현이가 블로킹을 잘 잡아줬다”며 “박진감 넘치는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하려는 게 느껴졌다. 나도 게임을 하는 데 몰입도가 더 강하게 들었던 경기”라고 전했다.

또 그는 “사실 그 전 공격으로 점수를 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게 열 받았다. 그래서 ‘어떻게든 저 공격은 잡아버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블록을 떴다. 어떻게든 덮어 씌워버리겠다는 마음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말했다.

올 시즌 GS칼텍스를 상대로 2승 1패로 우위를 점하던 현대건설이었지만 이날 만큼은 이상하리 만큼 고전했다.

양효진은 “실바에게도 뚫렸지만 아웃사이드 히터 선수들에게 비집고 들어오는 득점에 경기가 어려워졌다”면서 “시즌을 할 때 언제든 상대가 다르게 들어올거라고 예상을 한다. 그래서 오늘은 더 긴장을 하고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막힌 곳을 그대로 하지 않고 우리가 어떻게 막고 해야하는 지를 항상 주시해야 한다. 상대도 항상 더 잘하려고 노력을 할 거고 이에 맞춰서 우리도 더 업그레이드가 되야 한다”고 지향점을 밝혔다.

공격을 시도하는 양효진. 한국배구연맹(KOVO)

이날 25점을 기록한 양효진은 공격 득점 5500점을 돌파하며 해당 부문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양효진은 “감사할 따름”이라면서 “최근 1500 블룅도 했고, 공격 득점도 계속 가져가고 있는데, 항상 최초로 쌓아가는 기록들은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기뻐했다.

‘1만 득점도 가능하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1만 득점을 하려면 내가 스무살로 돌아가야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농담을 하면서도 “득점을 채우는 것과 상관 없이 이번에는 우승을 했으면 하는 생각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여자 배구를 대표하는 미들 블로커에 양효진이 있다면, 남자 배구에는 신영석(한국전력)이 있다. 최근 신영석은 양효진을 두고 “같이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는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양효진은 이와 관련해 “그런 멘트 되게 잘해주시는 것 같다. 나도 신영석 선수의 플레이를 볼 때마다 감탄한다. 폼도 멋지고, 중앙에서 속공도 시원하고 장악하는 느낌이 있다. 보면서 영감을 많이 얻는다”고 화답했다.

또 그는 “남자 선수들처럼 플레이를 할 수 없지만, 남자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고 나면 내 동작에 힘을 더 실어야 한다는 걸 인지하면서 플레이하게 되는 것 같다. 도움이 된다”고 첨언했다.

현대건설(승점 52점)은 이날 승리로 2위 흥국생명(승점 47점)과 격차를 5점차로 벌렸다. 향후 두 팀의 경기는 정규리그 우승과도 직결될 수 있는 상황.

양효진은 “최근 경기를 이기고 우리가 4라운드에 접어들었지만 차라리 힘을 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은 경기에서 우리가 1위를 확정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면 오히려 움직임이 무거워질 수 있다”면서 “열정은 가져도 욕심은 버려야 한다. 공 하나, 한 게임만 보고 우리가 해왔던 것처럼 계속해서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흥국생명에 대해선 “모든 면에서 좋은 팀”이라며 “(김)연경 언니를 필두로 조직력이 좋은 팀이다. 여러 방면에서 다 좋다”고 칭찬했다. 현대건설의 장점에 대해선 “우리는 팀워크가 좋다. 선수들 간에 소통이 잘 되고 믿고 할 수 있는 배구를 한다”고 강조했다.

수원=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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