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2(2부리그)수원 삼성을 이끄는 염기훈 신임 감독이 자신의 축구 철학을 밝혔다. 그는 선수 생활 좋았던 형보다는 누구보다 규율을 지키고 타이트한 감독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수원 삼성은 11일 화성 수원삼성블루윙즈 클럽하우스에서 박경훈 단장과 염기훈 감독 취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수원 구단은 지난 10일 제 9대 감독으로 염기훈 감독 대행을 정식 감독으로 승격했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은퇴를 보류하고 플레잉 코치로 보직을 옮겼던 염 감독은 지난해 9월 경질된 김병수 전 감독을 대신해 감독 대행으로 수원 구단을 이끌었다. 감독 대행 시절 7경기에서 3승 2무 2패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팀의 강등을 막지는 못했다.
강등 직후 염 감독은 선수 은퇴 의사를 밝히면서 향후 지도자로 보직을 옮길 것이라고 전했는데, 다른 코치 경험 없이 곧장 수원의 감독이 됐다.
염 감독은 많은 우려에도 감독직을 승낙한 이유에 대해선 “감독 대행 때도 두려웠다. 플레잉 코치때는 뭘 할 수 없는 애매한 위치였다. 제가 계산이 빠른 사람이었으면 감독직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오직 팀만 바라봤다. 정식 감독 제안 당시 아내도 반대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이어 “감독 대행을 하면서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며 많은 변화가 있었다.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커졌다. 항상 저는 외부 얘기보다 내 선택이 우선이었다. 수원에 선수로 올 때도 많은 비난을 받았다. 바꾸기 위해 엄청 노력했다. 지도자로서도 마찬가지다. 증명해내겠다. 시즌이 끝나고 평가하셨으면 하다. 팬들도 이 팀을 사랑하는 만큼, 저도 너무 좋아한다. 팀을 쉽게 떠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선수 생활을 하며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규율이다. 많은 분들이 생각했던 허허 웃던 모습보다 누구보다 타이트한 감독이 될 예정이다. 모든 것을 걸고 이 자리에 섰다”며 감독에 임하는 자세를 이야기했다.
염 감독은 선수들의 자세와 기본을 강조했다. 이미 강등이 된 상황에서 기본적인 자세도 이뤄 지 않으면 팀이 망가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염 감독은 “프로 생활을 하며 첫 번째를 기본이라고 생각했다. 어디가서든 기본은 하자고 생각하며 선수 생활을 했다”면서 “팀 규율, 클럽하우스, 운동장 안에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규율이 있다. 선수들에게 알렸다. 물론 규율 때문에 선수들이 힘들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클럽하우스 안에서만은 이 규율을 어기면 가차 없다고 이야기했다. 규율이 잡혀야 신뢰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규율이 우선이고 기본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 그는 “남아있는 선수들의 구성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K리그2(2부리그)도 분석을 많이했다. 분석을 한 결과는 이전보다 역동적인 축구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드필더를 활용하는 축구나 패스 플레이를 할 때 가만히 서 있는 부분도 교정하려고 한다”고 향후 보여줄 전술에 대해 귀띔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명확히 이야기했다. 패스를 주고 멀뚱멀뚱 서 있는 선수들은 제외할 것이라고 이야기도 했다. 어느 때보다 수원 축구가 가만히 서서하는 축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염 감독은 “오로지 승격만을 바라보고 있다. 감독 자리를 맡으며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부분을 알고 있고, 선수 생활을 오래했고 지도자 생활은 짧지만 모든 것을 걸었다. 잘못된다면 책임 질 자신도 있다. 선수들에 대한 정은 누구나 다 있지만 모든 결정은 팀을 위해 결정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화성=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