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가 펫케어 시장에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펫케어 시장이 3년 내 15조원 규모로 성장한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차세대 먹거리로 삼는단 전략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산업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기준 8조원대로 파악됐다. 농촌경제연구원이 공개한 ‘반려동물 연관산업 발전방안 연구’에선 관련 산업이 매년 평균 14.5%씩 성장해 오는 2027년 15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가운데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아제약, 유유제약 등 다수 제약업체가 반려동물 시장으로 속속 진입하고 있다. 의약품 개발 역량을 살려 동물 질환용 치료제나 건강기능식품 등을 선보이고 있다.
동아제약은 반려동물 영양제 브랜드 ‘벳플’을 출시했다. 반려견을 위한 관절 케어, 눈 케어, 스트레스 케어 영양제 3종과 반려묘를 위한 헤어볼 케어, 요로 케어, 스트레스 케어 영양제 3종 등 신제품 총 6종을 전개한다. 벳플은 경쟁력으로 친환경을 꼽았다. 100% 신문지를 재활용한 펄프 케이스와 국제산림협회(FSC) 인증을 받은 종이 띠지를 사용해 반려동물의 장난감으로도 재사용이 가능하다.
동아제약은 “공식몰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반려동물의 몸 건강뿐 아니라 마음건강까지 챙기는 브랜드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유제약은 반려동물용 비타민 개발에 나선다. 최근 유유제약은 기존 제품 비타민 ‘유판씨’를 반려동물용으로 개발하기 위한 과정에 착수했다. 강아지용 ‘멍판씨’와 고양이용 ‘냥판씨’에 대한 특허청 상표 등록을 마친 상태다.
대웅제약의 경우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신약 ‘이나보글리플로진’을 반려동물 대상 의약품으로 개발 중이다. 대웅제약은 앞서 반려동물 전문기업 대웅펫을 설립하고, 영양제 브랜드 ‘애니웰’과 반려동물 전용 비타민 ‘임팩타민펫’을 출시한 바 있다.
유한양행도 반려동물 사업 브랜드 윌로펫을 내놓았다. 현재 반려견 치매 치료제 ‘제다큐어’를 판매 중이며 의약품 개발 기업 플루토와 함께 관절 건강을 위한 동물용 의료기기 ‘애니콘주’를 국내 시장에 출시하기도 했다. 향후 의약품, 프리미엄 영양식품, 진단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반려동물 관련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녹십자는 반려동물 토탈 헬스케어 기업 그린벳을 설립하고 반려동물 전 주기 생애 전문 검진 및 헬스케어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반려동물용 건강기능식품, 펫푸드 개발도 병행한다. 더불어 동국제약은 반려견 전용 치주질환 치료제, 구강 케어 제품을 선보였고, 동화약품은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 핏펫(Fitpet)에 투자해 동물의약품 연구개발을 이어갈 방침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의약품을 연구하는 제약사의 특성상 반려동물용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 개발은 접근이 용이하다”며 “의약품 출시는 10~15년이 걸리기 때문에 비교적 허가가 빨리 나는 반려동물용 제품으로 매출을 확보하는 것이 하나의 경영 전략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반려동물 시장이 커질수록 참여하는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늘고 있어 경쟁도 심화되는 추세다”라며 “기대만큼 매출을 올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