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이 4월 총선을 앞둔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은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을 주장하며 어떠한 결론이 나든지 대통령실의 책임론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22일 윤 대통령의 당무 개입을 비판, 법적 조치를 하겠다며 각을 세웠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의 당무개입은 정치중립 위반은 물론 형사처벌도 될 수 있는 중대한 불법 행위”라며 “더욱이 당무개입의 이유가 국민적 의혹의 중심에 선 김건희 여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명백한 이해충돌”이라고 지적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최고위원 회의에서 “윤석열 아마추어 정권이 공당인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김기현에 이어 한동훈 위원장까지 내쫓는다면 이는 당무 개입이자 정치적 중립 위반”이라며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에선 그간 화력을 집중한 김건희 여사 심판론이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간 갈등의 핵심으로 떠오르자 총선에서 유리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동훈 위원장이 사퇴를 끝까지 거부하고 비대위원장으로 남아있을 경우 김 여사 명품백 수수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민주당은 여당이 반대해온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수용하라고 주장할 수 있다. 반면 한 위원장이 끝내 사퇴를 하게 될 경우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의 성역을 건드릴 자가 없다며 공세를 할 틈이 생긴다. 결국 한 위원장이 어떤 선택을 하든 민주당은 이같은 국정 난맥상을 짚고 야당의 승리를 외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한 초선의원은 이날 쿠키뉴스에 “윤 대통령이 이준석을 쫒아내고, 본인이 억지로 만들어낸 김기현 대표도 쫒아내고 한 위원장을 심었는데 김건희 여사 이슈로 바로 정리해버리면 지금 이 선거판에 나오는 여당 후보들은 모두 ‘윤석열 아바타’라고 국민들이 인식하게 될 것”이라며 “이걸 극복할 수 있겠나”고 전망했다. 

또다른 한 의원도 “한동훈 위원장이 결국 못 버티고 사퇴를 하게 되면 김건희 여사의 의혹들은 더욱 부각되게 될 것”이라며 “한 위원장이 어떻게 행동하든 김건희 리스크만 더 커지는 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당 나름대로 혁신을 계속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통령실에서 한 위원장에게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등 김건희 리스크 대응 및 총선 공천 등을 두고 사퇴를 요구했지만 한 위원장이 거부하면서 충돌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