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넷플릭스 최고 기대작 ‘살인자 ㅇ난감’이 설 연휴가 시작하는 오는 9일 공개된다. 연쇄살인범이 된 대학생 이탕(최우식)과 그를 쫓는 형사 장난감(손석구)의 추격전을 다룬 작품이다. 원작인 동명 웹툰은 공개 당시 대한민국콘텐츠대상 만화부문 신인상을 받는 등 골수 팬을 모았다. 최근 몇 달간 내놓은 오리지널 작품으로 국내에서 혹평받았던 넷플릭스 코리아가 반등 기회를 마련할지 관심사다.
1일 서울 이태원동 한 호텔에서 만난 이창희 감독은 “원작 느낌을 최대한 살리되 사실성을 더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원작에서 이탕은 우발적으로 첫 살인을 저지른 후 그 희생자가 범죄자였다는 사실을 알고 크게 동요한다. 곤경을 벗어나려 저지른 두 번째 살인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길에서 우연히 납치해 죽인 사람마저도 알고 보니 ‘인간쓰레기’였다. 이탕은 확증편향에 갇힌다. 자신에게 악인을 감별할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
이탕을 연기한 배우 최우식은 “원치 않는 첫 살인부터 악인을 찾아다니기까지 탕의 심경 변화와 내적인 성장을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돌아봤다. 이 감독은 최우식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을 만큼 그를 이탕 역 적임자로 봤다고 한다. 감독은 “이탕은 살인을 저지른 후 해방감을 느끼면서도 불안해한다. 그런 아이러니가 매력적”이라며 “아름다운 음악과 교차편집 등을 통해 이탕의 심리를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탕을 추적하는 형사 장난감과 전직 경찰 송촌은 각각 배우 손석구와 이희준이 연기한다. 장난감은 이탕과 처지가 영 딴판이다. 사소한 불운이 끊이지 않아 독해졌다. 손석구는 “악을 처단할 권한(공권력)을 가진 사람이 어디까지 선을 넘나 보여주는 캐릭터”라고 장난감을 소개했다. 이희준은 자신보다 열 살 이상 많은 송촌을 연기하려 촬영마다 특수분장에만 2시간여를 들였다고 한다. 촬영이 시작하기 전엔 집에 시라소니 사진을 붙여두고 ‘메소드 연기’도 준비했다.
드라마는 원작의 이야기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각색된 듯하다. 결말도 원작과 비슷하다고 이 감독은 귀띔했다. “원작이 시나리오 초고라고 볼 만큼 훌륭하다. 원작을 존중하고 그 결말에도 동의했기에 그걸 어떻게 효과적으로 표현할지를 고민했다. 일부 달라진 점이 있으나 끝까지 보면 원작과 같은 이야기를 한다고 느낄 것이다. 각 인물의 목적, 작품 전체의 톤앤매너와 주제의식을 건드리지 않으려 했다”는 설명이다. 손석구도 “독특한 창작자가 만들었다는 점에서 원작 팬들도 만족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