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업계에서 게임사의 주요 지적재산권(IP)을 확장하거나 웹툰 IP를 이용하는 등 IP 컬래버가 빈번해지고 있다. 새로운 IP를 개발하는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흥행 가능성은 높이는 성공 공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IP를 만들고 거기서 확장해나가거나 다른 게임이나 웹툰, 캐릭터 등 주요 IP와 컬래버 하는 흐름이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지난해 ‘2023 대한민국 게임 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네오위즈 ‘P의 거짓’도 지난 19일 X(옛 트위터)에 게임 ‘스트리트파이터6’ 주요 캐릭터 베니니와 컬래버를 암시하는 듯한 이미지를 올렸다.
자사 주요 IP를 확장시킨 모바일 게임도 인기를 끌고 있다. 넷마블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자체 IP인 세븐나이츠를 리메이크해 흥행한 대표적 사례다. 모바일 시장 데이터 분석 기업인 센서타워가 발표한 ‘2023년 하반기 한국 시장 모바일 게임 매출 및 다운로드 TOP 10’에 따르면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매출과 다운로드 순위 모두 10위 안에 오른 유일한 게임이다.
유명 웹툰과 협업한 게임 역시 인기를 끌고 있다. 넷마블이 출시한 ‘신의탑: 새로운 세계’는 출시 한 달 만에 전 세계 누적 매출 1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넷마블이 상반기에 출시하려고 기획하고 있는 웹툰 원작 ‘나 혼자만 레벨업’도 벌써부터 사람들이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페블워크가 제작한 퍼즐 게임인 ‘유미의 세포들 더 퍼즐’ 역시 네이버 유명 웹툰인 ‘유미의 세포들’을 기반으로 만든 게임이다.
이처럼 자사 IP와 다른 IP를 컬래버하는 건 특히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에 보편화돼 있다. 센서타워는 일본에서 10년 이상 장수한 모바일 게임이 연 평균 15회 이상 IP 컬래버를 진행한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장수 게임인 ‘몬스터 스트라이크(Monster Strike)’, ‘퍼즐앤드래곤(Puzzle & Dragons)’, ‘냥코 대전쟁(The Battle Cats)’, ‘라인 디즈니 썸썸(LINE: Disney Tsum Tsum)’ 등은 지난해 적게는 10회, 많게는 25회 이상 IP 컬래버를 진행했다.
모바일 게임에서 IP 컬래버는 안전한 선택이자 실적 반등 기회다. 자사 IP의 기존 팬을 확보하는 동시에 컬래버하는 IP의 팬도 새롭게 끌어들일 수 있어서다. 동시에 다양한 방식으로 컬래버를 진행할 수 있고 수익화 전략 역시 여러 방면으로 결합할 수 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과 교수 역시 “웹툰뿐만 아니라 여러 문화 장르간 컬래버, 이종 문화 콘텐츠의 결합은 이전부터 있었는데, 이제는 하나의 성공 방정식처럼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이미 성공한 IP를 활용하는 것이니 경영진 입장에서도 빠르게 기대하는 결과를 볼 수 있어 빈번해진 듯하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IP에 과도하게 의존하려는 건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유명 IP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큰 비용이 발생할 수 있고 IP와의 계약 기간이 끝났는데 게임이 흥행하는 등 분쟁이 생겨날 수도 있어서다. “개발자들은 아무래도 자신의 창작물을 만드는 데서 큰 동력을 얻는다. 인기 IP에만 몰입하는 건 오히려 의욕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