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소좀축적병 환자에 희망되길” 비급여 지원사업 시작

“리소좀축적병 환자에 희망되길” 비급여 지원사업 시작

밀알복지재단, 3월1일부터 LSD 환자 의료비 지원사업 실시
조성윤 삼성서울병원 뮤코다당증 센터장 인터뷰

기사승인 2024-03-01 12:00:07
조성윤 삼성서울병원 뮤코다당증 센터장. 삼성서울병원

1일부터 리소좀축적질환(LSD)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덜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 지원이 닿지 않는 비급여 의료비 지원사업이 시작되면서다. 

밀알복지재단은 3월부터 LSD 환자 의료비지원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LSD 환자를 대상으로 질병 치료에 필요한 수술·시술 비용 중 비급여 항목에 대한 실비를 지원한다. 중위소득 160% 이내 가구로, LSD희귀난치성질환으로 의료비 지원이 시급한 이들이 지원 대상이다. 의료기관에서 발행한 영수증을 기반으로 ‘환자부담 금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1인당 최대 500만원까지 지원한다.

해당 사업은 조성윤 삼성서울병원 뮤코다당증 센터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 조 센터장은 최근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산정특례제도를 확대해 의료비를 경감했음에도 희귀질환은 비급여 영역이 다수 존재한다”며 “질환 특성상 합병증 발생이 잦아 비급여 진료가 다수 발생하기 때문에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리소좀축적병은 유전성 희귀질환이다. 리소좀은 우리 몸에서 불필요한 물질들을 제거하는 세포 내 소기관이다. 리소좀의 특정 효소가 결핍돼 선천적 이상이 생기면서 분해돼야 할 물질들이 세포 안에 쌓여 여러 증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결핍된 효소에 따라 눈, 심장, 신장, 피부 등 전신에 50여종의 대사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근육에 힘이 빠지거나 혈관이 망가지는 등 다양한 형태로 발현된다. 대표적인 리소좀축적병으론 폼페병, 고셔병, 파브리병, 뮤코다당증 등이 있다. 환자마다 증상이 다양하고 두드러진 증상이 없어 조기진단이 어렵다. 

완치가 불가능해 평생 치료해야 하는 만큼 경제적 부담도 크다. 정부는 희귀질환자들의 고통 분담을 위해 ‘희귀난치성질환자 산정특례제도’를 통해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아직 환자들이 많은 비용을 부담하는 실정이다.

비급여 진료가 대표적이다. 질환 특성상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은데, 치료를 위한 대다수의 수술·시술은 비급여 진료에 해당한다. 각막이식, 골근격계 교정수술, 효소치료에 필요한 혈관 확보 등은 제때 치료 받지 못하면 병세가 악화될 수 있어 적기에 치료 받는 것이 중요하다. 

비급여 진료를 받기 위해 환자들이 감당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은 상당한 수준이다. 2021년 희귀질환자 통계연보에 따르면 진료 실인원은 4만9772명으로, 이들의 1인당 평균 총진료비는 617만원 수준이다. LSD 중 하나인 고셔병의 진료비는 2억8000만원인데, 이 중에서 본인부담금이 2804만원에 달한다. 점액다당류증(MPS)은 3억원으로, 707만원은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조 센터장은 “뮤코다당증 1형, 4형, 6형의 경우 각막 혼탁이 발생해 각막이식 수술을 몇 번씩 진행하는 환자도 있다”면서 “환자에 따라서는 반드시 1인실을 써야 하는 상황도 있다. 감염 이슈가 대표적인데, 다른 환자에게 전파시킬 위험이 있고, 반대로 감염이 돼선 안 되는 상황이 있어 값비싼 1인실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를 진료하면서 반드시 받아야 하는 수술임에도 불구하고 수백만원에 달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환자와 보호자가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치료를 망설이는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싶어 사업을 제안하게 됐다”면서 “사업을 통해 환자와 보호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 사업은 3월부터 밀알복지재단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LSD 질환 진단서 및 수술 또는 시술에 대한 의사 소견서 등 관련 서류를 제출해 접수하면 된다. 재단에서 내부 검토를 거쳐 상한선이 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실제 사용한 의료비 금액을 지원 받을 수 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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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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