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 등 농산물에 비해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둔화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체감도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먹거리 물가가 급격히 올랐다가 최근 상승 폭이 다소 작아지며 부담이 크게 줄지 않은 탓이다.
지난달 40개 가까운 외식 세부 품목 중 물가가 떨어진 품목은 없고 가공식품도 물가가 오른 품목이 내린 품목의 두배가 넘었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외식 부문을 구성하는 세부 품목 39개 중 지난해 같은 달 대비 물가가 떨어진 품목은 없었다. 이 중 69.2%인 27개는 물가 상승률이 전체 평균(3.1%)보다 높았다.
가공식품을 구성하는 세부 품목 73개 중에서는 물가 상승률이 플러스(+)를 보이는 품목이 49개로 마이너스(-) 품목(23개)의 두배를 넘었다.
가공식품 품목 중 38.4%인 28개 물가 상승률이 전체 평균치보다 높고, 가공식품 3개 중 1개 이상이 전체 평균치를 웃도는 셈이다.
최근 물가 상승률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지만 물가 수준은 2년 전보다 여전히 높다.
빵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달 130.1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 오르는 데 그쳤다. 본격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한 2022년 2월과 비교하면 19.0% 높은 수치다. 우유 물가지수도 2년 전보다 15.9% 높은 수준이다.
피자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9% 올라 상승폭은 둔화했으나 2년 전보다 12.7% 높다. 자장면도 1년 전보다 3.7%, 2년 전보다 13.9% 각각 높아 격차를 보였다.
소주(외식)와 라면(외식)도 1년 전보다 3.9%씩 올랐지만 2년 전 대비 각각 15.4%, 15.0% 높다. 김밥은 1년 전 대비 6.4%, 2년 전 대비 17.1%로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지난달 가공식품 중 가장 많이 하락한 라면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4.8% 내렸지만 2년 전과 비교하면 7.4% 높은 수준이다. 스낵과자도 1년 전보다 2.4% 낮지만 2년 전보다 11.7% 높다.
이러다 보니 소비자들이 최근 가공식품·외식 물가 둔화세를 체감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식품 기업들은 원재료 가격 하락을 고려해 제품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와 소비자단체도 잇따라 식품 기업들에 가격 인하를 촉구하고 나선 상태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