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질환을 앓는 소아의 경우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성인이 되면서 증상이 순차적으로 나타나는 ‘알레르기 행진’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유미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요즘 같은 환절기가 되면 급격한 기온 변화에 아이들의 몸이 적응하지 못하면서 면역력이 떨어지고 다양한 질환에 노출되기 쉬워진다”며 “알레르기 질환은 기온 변화와 함께 실내외 오염물질과 스트레스 등으로도 악화할 수 있다”고 19일 전했다.
알레르기 질환은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체질, 즉 유전적 요인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더불어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음식 등 환경적인 요인과의 상호작용으로 질환의 발생과 증상의 발현이 영향을 받는다.
소아 알레르기 질환은 알레르기 행진이라고 부를 만큼 아토피, 천식 같은 증상이 연령에 따라 순차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아이가 태어나 음식을 접하면서 경험하게 되는 ‘식품 알레르기’와 이로 인해 피부에 증상이 나타나는 ‘아토피 피부염’, 돌 이후에는 천식과 구분되지 않는 천명 기관지염이 나타난다. 4세경에 이르면 심한 기침으로 나타나는 ‘소아 천식’에 이어 ‘알레르기 비염’ 등으로 이행하는 양상을 보인다.
박 교수는 “알레르기 행진이라고 해서 모든 아이들이 똑같은 경과를 겪는 건 아니다”라며 “환경에 따라 증상들이 시기적으로 일찍 또는 늦게 나타나기도 하고, 특정 질환이 두드러져 나타날 수 있다. 또 모든 증상이 순차적으로 생길 수도 있고, 여러 증상들이 동시에 나타나는 아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알레르기 질환이 심하지 않은 경우 치명적이거나 위중하지 않다고 생각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런 경우 부모들은 ‘자신도 그런 적이 있다’거나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괜찮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정확한 원인을 모른 채 방치하곤 한다.
박 교수는 “소아의 알레르기 질환은 치료 후 완치되기보다는 원인 물질에 따라 증상의 호전과 악화가 반복될 수 있고, 치료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표적 기관을 바꿔 다양한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지속적인 경과 관찰이 필요한 만성질환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면서 “최근 알레르기 질환 검사가 쉬워지고 정확도 역시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제대로 된 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집중적으로 관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소아 알레르기 질환 치료법 중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은 ‘면역 치료’다. 박 교수는 “알레르기 질환이 만성질환이다 보니 오랫동안 약이나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엄마들이 성장 저하나 부작용을 걱정해 면역 치료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적인 알레르기 면역요법인 피하주사 치료는 이미 수십 년에 걸쳐 비염에 대한 확실한 효과가 입증됐고 천식과 아토피피부염에도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돼 있다”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