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본격적인 정기 주주총회에 돌입했다. 21일 신세계를 비롯해 BGF리테일, GS리테일이 주총 스타트를 끊었다.
올해는 그룹 오너 일가들의 이사회 입성과 배당 절차 개선이 화두로 꼽힌다. 내수 부진 등의 경기 불황으로 신사업 등의 변화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와 롯데, 현대 등 유통 대기업 3사는 배당 절차 개선에 공통적으로 나선다. 배당절차 개선은 금융당국 권고에 따라 이른바 ‘깜깜이 배당’을 없애기 위한 취지다. 상장회사의 배당액이 확정된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신세계는 이날 열린 주총에서 배당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관련 정관을 변경했다. 현행 정관상 배당 기준일은 주주총회의 의결권 기준일과 일치하도록 규정이 돼 있었으나 이번 정관 변경을 통해 배당 기준일과 주총의 기준일을 분리했다. 이는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홰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또 박주형 부사장과 허병훈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총괄부사장 등 2명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과 최난설헌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신세계는 신규 사업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향후 부동산과 리테일을 결합한 ‘라이프스타일 디벨로퍼’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신세계 가치를 담은 복합 공간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콘텐츠 크리에이터’ 로 진화해 고객과의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간다는 복안이다.
롯데지주와 현대백화점그룹도 의결권 기준일과 배당기준일 분리를 주요 안건으로 올린 상태다.
이날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BGF 사옥에서 열린 BGF리테일 정기 주총에선 홍정국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의결됐다. 홍 부회장이 그룹 주력 계열사인 사내이사직을 맡으면서 그룹 내 입지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홍 부회장은 2013년 BGF리테일로 입사해 전략기획본부장, 경영전략부문장을 거쳐 그룹 지주회사인 BGF의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재임 기간 BGF그룹의 경영전략 수립, 신규사업 발굴 등을 수행해 왔다. 그는 지난해 11월 경영진 인사에서 BGF 부회장 겸 BGF리테일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사실상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GS리테일은 이날 정기주주총회에서 오진석 GS리테일 플랫폼 BU장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홍순기 GS 대표이사 사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선임했다.
사외이사에는 이인무 카이스트(KAIST) 경영대학 교수와 윤종원 대주회계법인 회계사를 재선임했다. GS리테일은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고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편의점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은 ‘신선강화형매장’을 확대하고, 슈퍼는 가맹점 중심의 다출점 전략과 고객·상권 특성을 반영한 상품 강화 전략을 펼치겠다는 방침이다.
TV 시청 인구 감소 등의 여파로 업황 부진에 빠진 홈쇼핑 사업은 업계 최고의 모바일 역량을 활용해 TV와 모바일을 융합한 고객가치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또 차별화·인기 상품을 발굴해 상품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상품 트렌드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