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숙 한미회장, 장녀 임주현 후계자 지목…장차남 “사적감정 경영”

송영숙 한미회장, 장녀 임주현 후계자 지목…장차남 “사적감정 경영”

기사승인 2024-03-26 14:03:45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은 25일 한미약품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권 분쟁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연합뉴스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송영숙 회장이 한미그룹 승계자로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을 선택했다. 

송 회장은 26일 입장문을 내고 “‘송영숙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떠난다’고 했던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이름으로, 임주현을 한미그룹의 적통이자 임성기의 뜻을 이을 승계자로 지목한다”고 밝혔다.

이어 “장남과 차남은 OCI와의 통합을 저지한 후 일정 기간 경영권을 보장해 준다는 해외 자본에 지분을 매각하는 선택을 할 것”이라며 “해외 자본의 속성상 그들은 한미의 철학보다는 자신들의 수익에 혈안이 돼 한미그룹 임직원들을 지켜주지 못하고, 일부 사업부를 매각할 것이며, 1%의 가능성에 도전하는 신약 개발도 더 이상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미그룹은 지난 25일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을 해임했다. 두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의 주요 결의사항에 대해 분쟁을 초래하고, 회사에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야기했다는 것이 해임 사유다.

임주현 사장은 이와 관련해 한미약품 본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주총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조직을 지키는 선택이 어떤 것인지 고민할 것이며 최대한 회사를 위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했다.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왼쪽)과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한미약품

임종윤, 임종훈 사장 측은 이에 대해 감정적 행동에 따른 부당한 행위라고 짚었다. 이들 사장은 26일 입장문을 전하며 “주주총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저희를 사장직에서 해임한 것은 사적인 감정을 경영에 반영시킨 것으로 매우 부당한 경영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임의 사유가 회사 명예 실추라고 하는데 적반하장”이라며 “현 경영진은 선대 회장님이 일궈 놓으신 백 년 가업의 기업을 다른 기업의 밑에 종속시키는 것이 회사 명예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명백히 설명하고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주주총회를 통해 회사가 정상화되면 우리는 모든 가족과 신동국 회장님의 힘을 모아 가족 내부의 문제를 깔끔히 해결하고 선대 회장님의 유지를 이어갈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을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주도권을 이끌고 있던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 모녀가 지난 1월 소재·에너지 전문 OCI와 이종 간 통합을 결정하고 지분을 맞교환해 통합 지주사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OCI 지주사 OCI홀딩스는 7703억 원을 들여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3%를 취득하기로 했다. 하지만 형제인 임종윤·종훈 사장 측이 통합에 반대하면서 경영권 분쟁에 불이 붙었다. 

현재 한미그룹 본부장 4명과 한미그룹 계열사 대표 5명,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틴 등이 한미그룹 모녀 편을,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형제 편을 들고 있어 경영권이 어떻게 결정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OCI와의 통합을 둘러싼 한미약품 그룹 경영권 분쟁은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로 결정된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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