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중국항셍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주요 은행들이 조만간 금융감독원의 책임분담기준안(자율배상) 수용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전날 비공식 이사 간담회를 열고 지난 11일 금감원이 제시한 분쟁조정안을 기초로 예상 손실 배상 규모를 이사회에 보고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29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자율배상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홍콩H지수 ELS 판매 잔액 약 8조2000억원 수준인 KB국민은행은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전수조사를 진행해왔다.
신한은행도 KB국민은행과 같은 날 임시이사회를 열어 본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천상영 신한금융지주 그룹재무부문장(CFO)은 2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회적 책임요구와 홍콩 ELS 고객 손실 등 당면한 이슈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판매잔액은 2조3701억원이다.
하나은행은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어 자율배상을 논의한다. 하나은행은 지난 20일 “오는 27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해 ELS 자율배상에 대한 논의를 거칠 예정”이라며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손님 보호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나은행의 ELS 판매잔액은 2조1782억원이다.
NH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은 각각 28일 이사회를 열어 ELS 자율배상을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한다. 판매잔액은 각각 2조1310억원, 1조1600억원이다.
H지수 ELS 판매가 400억원대로 가장 적은 우리은행은 은행권 중 처음으로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자율배상 결정을 발표했다. 피해 고객 수는 450명 수준으로, 4월부터 만기가 도래한다.
우리은행은 이번주부터 손실 확정이 예상되는 가입자에 안내 문자를 보내는 등 접촉에 들어갔다. 우리은행이 발송한 문자에는 상품 만기일 후 10영업일 이내 배상 관련 안내문자가 발송될 예정이고, 정확한 배상금액은 만기 후 고객이 추가로 제출한 서류 확인한 뒤 산정 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은행별 이사회 승인이 마무리되면 은행권은 오는 4월부터 개별 투자자들과 실제 배상 비율 관련 협의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개별 분쟁조정 및 소송으로 넘어가게 된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