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가 서울 서초구 아파트를 구매할 때 20대 장녀가 11억원의 대출을 받아 보탠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현장검사에 착수하기로 했습니다. 양 후보 자녀가 개인 사업자 명의로 사업자주택담보대출(사업자주담대)을 받아 주택을 매입하는데 사용했다는 내용이 확인되면, 단순히 사과하는 선에서 문제가 마무리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학생 딸 명의로 11억원 대출
지분은 본인이 25%, 배우자가 75%였죠. 이후 2021년 4월 대구 수성새마을금고가 해당 아파트에 채권 최고액 13억 2000만원의 근저당을 설정했습니다.
채무자 명의는 장녀이고 공동담보 명의자로 양 후보 부부가 올랐습니다. 채권 최고액은 통상 대출받은 자금의 120%로 설정되고, 양 후보가 선관위에 제출한 재산 신고 내역에도 장녀의 대출 규모는 11억원으로 기재됐습니다.
장녀가 대출받기 전인 2020년 11월에는 대부업체가 이 아파트에 채권 최고액 7억5400만 원의 근저당을 설정해 놨었는데요. 채무자 명의는 배우자로, 장녀가 대출받은 다음 날 대부업체 근저당권 설정이 해지됐습니다.
문턱 낮은 사업자주담대 활용…“대출 자체는 적정했다”
양 후보 장녀는 당시 대학생인데다, 지난 5년간 세금 납부 내역이 없었습니다. 즉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은행에서 거액의 대출을 받을 수 있었을까요.
양 후보 장녀는 개인사업자 명의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았기에 가능했습니다. 똑같이 아파트를 담보로 해도 가계주담대보다 사업자주담대는 완화된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 받습니다.
당시 새마을금고에서는 사업자주담대 LTV가 80%까지 가능했습니다. 사업자주담대는 DSR 규제를 받지 않았고요.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해당 아파트 당시 시세가 30억원이었고 대출액이 11억원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LTV 40% 수준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제1금융권 관계자도 “사업자주담대는 우선 담보가치를 따지고 그 다음으로 신용등급을 본다”면서 “자녀가 운영하는 사업체 현금 흐름, 상환 능력, 매출 등을 살펴보고 가능해 보인다면 제1금융권에서도 충분히 11억원 규모의 대출이 나올 수는 있다”고 했습니다.
현장검사 나서는 새마을금고…용도 외 유용 확인되면
문제는 사업자대출로 받은 돈은 다른 용도로 써서는 안된다는 점입니다. 용도 외 유용에 해당합니다. 용도 외 유용은 기업대출을 기업활동과 무관한 주택 구매나 주식 투자 등의 용도로 사용하거나 시설자금과 운전자금을 다른 곳에 돌려 사용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새마을금고는 자신도 억울하다 말합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해당 금고는 사업 용도로 쓴다고 하기에 대출을 해준건데 그게 아니라면 자신도 피해자라는 입장”이라며 “대출이 나간 뒤 사업자금으로 썼다는 세금 영수증 등 서류상 증빙은 정당하게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새마을금고는 대출금 일부가 대부업체에서 빌린 돈을 갚는 용도로 쓰인 것은 확인한 상태입니다.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당장 내달 1일 현장검사에 착수합니다. 양 후보자 자녀가 운영하는 사업장을 직접 방문하고 실사하는 등 정확한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섭니다.
만약 여기에서도 사업자주담대가 사업 외 용도로 쓰인 사실이 확인되면, 새마을금고는 차주에게 대출자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만약, 허위 서류를 통해 대출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 공문서 또는 사문서 위조에 포함돼 최대 5년~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도 있습니다.
금감원이 새마을금고를 관리하는 행정안전부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는 보도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만 답했습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