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첫날부터 보험사들이 새로운 제3보험 상품을 경쟁하듯 내놓고 있다. 기존 제3보험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손해보험사뿐 아니라, 새 참조요율을 적용해 보험료를 낮춘 생명보험사들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분기가 시작된 지난 1일 생명보험사들이 새 제3보험 상품을 내놨다. 삼성생명은 일상생활 속 위험을 보장하는 ‘삼성 굿데이 일상생활플랜보험’을 1일부터 판매한다고 밝혔다. 제품 및 서비스 구매와 함께 보험 가입이 가능한 임베디드 보험으로, 주보험에서 재해를 보장해주고 32종의 특약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는 조립형 구조다. 교보생명이 같은날 출시한 ‘교보평생건강보험(무배당)’은 3대 질병을 포함한 주요 질병 및 수술, 중대한 화상 및 부식, 일상생활장해상태와 중증치매까지 23종의 질병·수술을 평생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발병후연금지급특약에 가입하면 치료 후에도 매년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손해보험사들도 제3보험 새 상품을 연달아 출시했다. AXA손해보험은 ‘(무)AXA간편종합보험(갱신형)’ 상품을 개정 출시했다.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 상해 등이 모두 보장되는 종합보험으로, 기존 ‘(무)AXA간편고지건강보험(갱신형)’ 대비 보장을 확대하고 상품명을 단순화했다. 같은날 한화손해보험은 여성운전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주요 부위 상해진단비 담보와 반려동물 안전 담보를 탑재한 ‘한화 시그니처 여성 운전자상해보험 무배당’을 내놨고, 흥국화재도 궤양성 대장염, 간경화, 갑상선기능항진증 등 암 진단 전단계 48개 질병 수술비를 보장하는 ‘흥Good 모두 담은 암보험 PLUS’를 출시했다.
최근 보험사들이 제3보험을 주목하는 이유는 지난해 새 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된 후 제3보험 같은 보장성보험이 실적을 올리기에 좋아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금감원이 발표한 ‘2023년 보험회사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생보사들의 지난해 수입보험료 112조4075억원 중 보장성보험(48조6364억원)이 43.2%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수입보험료가 증가(3.2%)한 항목이기도 하다. 손보사도 전체 수입보험료 125조2017억원 중 장기보험(66조2119억원)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또 생보사들은 이번 2분기부터 새로운 뇌·심장 계열 참조요율을 적용해 가격 경쟁력이 생겼다. 참조요율은 보험사들이 새로운 보험상품을 만들 때 가격을 책정하는 기준으로, 보험사들의 경험통계(질병발생률·가입자 속성 등)를 기초로 산출한 업계 평균 보험요율이다. 생보사들의 요청으로 보험개발원이 지난해 말 ‘10차 참조요율 개정안’을 생보사들에 전달하면서 이전에 쓰던 보험사 자체 데이터나 국가통계를 기준으로 산정할 때보다 보험료를 낮출 수 있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생보사들은 지난 1일부터 새 보험은 물론, 기존 보험에도 새 참조요율을 모두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보사를 통해 뇌·심장 계열과 연관이 있는 제3보험에 가입한 기존 고객들의 보험료가 더 낮아진 것이다. 대신 같은 날 평균수명이 늘어난 ‘제10차 경험생명표’도 적용돼 암 관련 보험료는 올랐을 가능성이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제3보험 상품들이 나오는 것에 대해 “잘 팔리는 상품이고 보험설계사들이 고객과 만나서 얘기하기 좋은 상품”이라며 “보험사들에게 선택지가 별로 없다. 앞으로 새로운 제3보험 상품들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험요율이 바뀌었기 때문에 뇌·심장 질환 보험료는 낮아지고 암 보험료는 조금 올라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