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한 전국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떠난 가운데 남아있는 충남 지역 의대 교수들의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충남의대·충남대병원·세종충남대병원 비대위 소속 교수를 대상으로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7일까지 업무 강도 및 신체적·정신적 상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8일 밝혔다. 해당 조사에는 대상자 336명 중 253명이 참여했다.
충남대병원 비대위에 따르면 교수들의 신체적·정신적 상태를 1점(매우 좋음)에서 7점(완전히 소진됨)까지 나눠 조사한 결과 신체적, 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5점 이상 비율이 각각 76.3%와 78.3%로 파악됐다.
신체적, 정신적 어려움의 원인으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근로 및 휴식 시간이 꼽혔다. 전공의 사직으로 인해 교수들의 86.9% 이상이 주 52시간 이상 근무했고, 80% 이상은 24시간 연속근무 후 다음날 주간에 12시간의 휴식을 보장받지 못했다. 주 100시간 이상 진료를 보고 있다고 답한 비율도 11.9%였다.
응답자의 89%는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신체적, 정신적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또 62% 이상이 한계에 도달하는 기간을 4주 이내라고 판단했다.
박정수 충남대병원 비대위 대변인은 “업무 강도 증가로 신체적 어려움을 겪을 뿐만 아니라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철저히 부정당했다는 생각에 사명감을 느끼기 어렵다며 허무함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반응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의료진과 환자의 안전을 위해 단계적 진료 축소를 병원과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충남대병원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는 파견인력(16명) 외 168명으로 이중 125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올해 인턴 임용 등록 결과에서는 총 67명 가운데 1명만 근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