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규제 낮춘 ‘화이트존’ 흥행하려면…“지자체 참여 관건”

도시규제 낮춘 ‘화이트존’ 흥행하려면…“지자체 참여 관건”

기사승인 2024-04-19 06:00:09
연합뉴스 

정부가 복합기능을 갖춘 도시개발을 위해 ‘도시혁신구역’(화이트존)을 도입한다. 화이트존은 깐깐한 규제로 활성화에 실패한 입지규제최소구역(입소구역)을 개선한 제도다. 제도의 흥행은 지자체 참여 정도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6월 화이트존 선도 사업 후보지가 결정된다. 국토부는 내달 17일까지 지자체 사업계획을 접수한다.

화이트존은 건축물 허용 용도와 건폐율·용적률 규제에서 자유롭고 융·복합도시개발이 가능한 특례구역이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뉴욕 허드슨야드·일본 롯본기힐스가 예다.

국내엔 2015년 ‘입소구역’이라는 이름으로 도입됐지만 성과는 미비하다. 국토부에 따르면 입소구역은 전국에 5곳(포항 해도수변·인천역·경주 보문·고양 성사·부산 사상) 뿐이다.

포항 해도수변은 국토부가 입소구역으로 지정했다. 포항 이후부턴 입소구역 지정권한이 지자체로 이양돼 현재까지 4곳만 지정됐다.

사업 과정도 지지부진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보유한 포항 해도수변 필지는 분양률이 57%에 불과하다. 가용용지가 부족한데도 무리하게 구역으로 지정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인천역은 여태 민간 사업자를 구하지 못했다. 부산 사상 노후공업지역은 공공기관 예비타당성 조사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엔 구역 지정요건 등 제한을 두다보니 지자체가 결정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며 “구역 내 사업성을 확보하는 요인이 주거비율인데 주거비율을 40%로 제한해서 민간 참여를 유도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어 “민간주도개발로 가야하는데 입소구역들을 다 지자체에서 주도해서 활성화가 안됐다”고 덧붙였다. 

화이트존은 국토부가 지자체 신청을 받아, 검토를 거쳐 지정한다. 국토부는 최근 전국 17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이 화이트존 지정에 의지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가 후보지를 선정해주면 나아질 것”이라며 “지자체도 화이트존에 관심이 많고 무엇보다 지역소멸 위기 때문에 많은 지자체에서 거점을 조성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화이트존은 오는 8월부터 시행된다. 화이트존 시행에 맞춰 ‘입소구역’이란 명칭은 ‘도시혁신구역’으로 바뀐다.

입소구역은 주거기능에 해당하는 연 면적 최대 허용비율이 40%다. 노후주거지 정비구역을 위한 입소구역은 주거기능 허용비율을 최대 50%까지 허용한다. 복합기준은 △주거 △업무판매 △산업 △문화 △관광 중 2개 이상 기능을 포함해야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한 가지 기능 최대 허용비율은 60%다.

화이트존은 단일 용도 비율이 70%, 주거용도는 50%+α 이하로 규제가 더 완화한다. 또한 민간 참여 활성화를 위해 사업제안자에게 도시개발법상 사업시행 자격도 부여한다. 도시혁신구역을 보유한 지자체도 화이트존에 도전할 수 있다. 인천시는 이미 신청서를 제출했다. 인천역 주변 공동주택 부지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규제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초고층 건물 신축이 가능해진다. 이 때 수익을 노리고 담합 등이 발생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이를 막고자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사업심의 단계를 거치도록 했다. 발생한 이익은 공공기여로 환수하도록 규정도 뒀다.

국토부 관계자는 “요새는 생활패턴이 바뀌면서 복합 공간을 선호하는데 그런 공간을 필요로 하는 곳에 화이트존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재정지원이 들어가는 게 아니라서 결국 지자체가 참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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